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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고유가에 하이브리드차 질주…1분기 판매량 172% 급증

뉴스1

입력 2022.04.29 06:11

수정 2022.04.29 06:11

기아의 쏘렌토 하이브리드. (기아차 제공) 2020.7.9/뉴스1
기아의 쏘렌토 하이브리드. (기아차 제공) 2020.7.9/뉴스1


(자료사진) © News1 김진환 기자
(자료사진)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친환경 열풍에 고유가 등이 겹치며 하이브리드차(HEV)가 인기를 얻고 있다. 하이브리드차는 친환경차 임에도 전기차에 비해 비교적 저렴하고 연비가 좋을 뿐만 아니라 각종 세제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아직 충전소 등 인프라가 열악한 전기차보다는 실용적인 친환경차는 인식도 깔려있다.

29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에서 팔린 하이브리드차(국산·수입)는 6만2277대다. 전년 동기 대비 172.1% 급증했다. 친환경차 기조에 전기차의 경우도 같은 기간 2만7853대가 팔리며 전년 동기 대비 158.8% 늘었지만 하이브리드차의 질주에는 못 미쳤다.


반면 같은 기간 가솔린 차량(19만3085대) 판매량은 전년 대비 7.2% 줄었다. 디젤차(8만5728대) 판매량은 33.6% 감소했다. 1분기 전체 신차 등록수(39만1142대)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4.8% 감소했다.

하이브리드차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며 생산은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도 한몫하고 있다. 4월 기준 기아 스포티지HEV의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은 18개월로 연초 대비 반년(6개월)이나 더길어졌다. 쏘렌토HEV의 납기도 18개월로 연초 대비 4개월이나 늘었다. K5 HEV도 12개월, K8 HEV도 12개월 넘게 기다려야 신차를 받을 수 있다.

하이브리드차의 인기가 높아진 것은 전세계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인 친환경 열풍에 최근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 일반 모델과 전기차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모델이다. 충전소 등 인프라 부족 등으로 당장 전기차로의 전환이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최적의 선택지가 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는 주행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내연기관차의 70%대 수준이다. 내연기관에 대한 수요를 하이브리드가 대체하면 온실가스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충전하지 않아도 주행이 가능하고 저속에서는 전기차처럼 모터만 구동돼 내연기관 일반차에 비해 연비도 높다.

쏘렌토 내연기관 일반 모델의 복합연비는 9.7~14.3km/ℓ 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의 복합연비는 13.2~15.3km/ℓ다. 스포티지의 경우도 내연기관 일반모델의 복합연비는 11.1~14.6km/ℓ, 하이브리드 모델은 15.2~16.7km/ℓ 수준이다.

하이브리드차를 구매하면 받을 수 있는 세제혜택도 인기를 높이는 요소다. 하이브리드차를 구매하면 개별소비세 100만원과 취득세 40만원을 감면받을 수 있다. 지난해말 일몰 예정이었으나 업계와 소비자들의 반발로 올해까지 연장됐다.

친환경차 열풍과 높은 연비, 세제혜택 등에 힘입어 하이브리드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이 지난달 3427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구매하고자 하는 자동차 연료 타입 1위는 하이브리드(31.7%)였다. 전기차(28.2%)와 가솔린(24.8%), 디젤(14.2%) 등은 뒤를 이었다. 지난해 조사에서 가솔린 및 디젤 차량 구입 희망이 전체의 65%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된다.

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 수요와 전기차로의 전환 등을 고려했을 때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세제혜택 등이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내년부터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세제혜택을 중단하고, 아예 하이브리드차 자체를 친환경차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전기차로의 전환 과도기에 있는 현 시점에서 하이브리드차는 소비자들에게 가장 적절한 모델"이라며 "당분간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인기는 계속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신차를 구입하는 이들은 인프라와 편의성, 안정성 등을 따지게 되는데 전기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편의성과 인프라, 성능 등이 입증된 하이브리드를 많이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의 가격과 내연기관차의 가격이 비슷해지고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이 완성될 때까지 앞으로 수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하이브리드차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안정적인 전기차로의 전환 등을 위해 정부는 당분간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유지하거나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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