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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모빌리티 시대 이끄는 미래도로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01 18:07

수정 2022.05.01 18:07

[차관칼럼] 모빌리티 시대 이끄는 미래도로
한 사람의 몸 안에 퍼져 있는 혈관의 전체 연장만큼 긴 11만3000㎞의 도로가 오늘날 우리 국토 곳곳을 촘촘하게 그리고 빠르게 연결하고 있다.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을 통해 영양소와 산소를 우리 몸 구석구석으로 보내듯이 도로를 따라 사람과 물자가 이동하며 국토와 도시가 발전했다.

도로를 통한 빠른 이동은 산업과 물류를 혁신시키고, 삶의 방식에도 대전환을 가져왔다. 1970년 7월 7일 준공된 경부고속도로는 지금까지 우리 산업의 대동맥 역할을 해냈고, 국토를 전국 일일생활권으로 바꾸었다. 사람과 물자의 이동과 연결은 좁은 국토를 몇 배 더 넓게 활용하는 효과를 가져왔고, 빠른 도로는 국토의 비약적인 성장을 지원하는 핵심 기반시설이 됐다.

도로의 신설은 빠르게 계속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에도 동홍천~양양 고속도로, 상주~영천 고속도로, 대구외곽순환도로를 포함해 상대적으로 교통이 불편한 지역을 빠르게 연결하는 13개의 고속도로가 새로 개통됐다.

이제 대한민국 전체 국민의 97%가 30분 이내에 고속도로에 접근, 원하는 목적지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됐다. 마침 지난해 도로 건설의 큰 그림이 되는 국가간선도로망을 30여년 만에 재편, 앞으로 더욱 촘촘한 도로망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모두를 위한 안전한 도로를 구현하기 위해서도 노력해왔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교통안전 종합대책을 범국가적 프로젝트로 진행하는 가운데, 사람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보행자 중심으로 교통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도로 인프라 개선을 포함한 선진 교통문화 확산 등 다각적 노력을 통해 2017년 4000명을 넘었던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작년에 처음으로 2000명대까지 줄어들었다.

'동일 서비스, 동일 요금'을 원칙으로 6개의 민자고속도로 통행료도 인하했다. 운전자들이 이용하는 도로가 재정사업인지, 민자사업인지와 상관없이 도로 이용자 입장에서 공평한 통행료를 지불하게 된 것이다. 고속도로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첫걸음이었다.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 전기차와 수소차 충전인프라도 선도적으로 확충했다. 이로 인해 친환경차 운전자들의 충전 걱정을 덜어줬다.

세계는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를 지나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머지않아 자율주행차가 일상화돼 우리의 삶과 문화를 크게 변화시킬 것이다. 도로도 새로운 미래 도로의 모습으로 변모해야 한다. 특히 사람에게 최적화된 도로 인프라를 지능형 교통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도로와 자동차, 자동차와 자동차가 서로 통신하며 다양한 정보를 교환하는 차세대지능형교통시스템(C-ITS) 시범사업을 거쳐 전국 주요 도로에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자율주행차 센서가 인지하지 못하는 영역을 도로와 다른 자동차가 파악, 위험한 상황을 실시간으로 자동차에 알려줄 수 있다.
이는 완전 자율주행 시대를 앞당기는 초석이 될 것이다. 물론 자동차 핸들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를 위해서는 도로 분야에서 훨씬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시작으로 빠른 도로를 건설했듯이, 속도를 넘어 모두를 위한 안전한 도로를 준비했듯이 창의적인 도전과 과감한 혁신을 통해 새로운 모빌리티의 플랫폼으로서 미래 도로가 되기를 기대한다.

황성규 국토교통부 제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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