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한국 경제 위기론…기업인 역할 중요한 시점"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글로벌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위기극복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민간 기업의 역할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각 그룹들이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금호석유) 회장 등을 사면·복권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 상승, 환율 불안, 고물가 등 악재가 장기화하자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우리 경제가 '퍼펙트 스톰'(악재가 동시에 터지는 것)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1분기는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이뤄냈지만, 우리 경제가 직면한 상황은 매우 엄중하다"고 진단했다. 반도체·배터리 등 주력 산업에서 해외 경쟁사의 거센 투자 추격으로 경쟁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 경제에 전례 없는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위기론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경제적 배경에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사면 단행'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오는 3일 정례 국무회의가 예정돼 있어 문재인 대통령이 이르면 이날 사면 여부 및 대상자를 결정할 수 있다는 추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그간 문 대통령은 정치인과 경제인 사면 최소화 원칙을 지켜왔다. 문 대통령은 뇌물·알선수재·알선수뢰·배임·횡령 등 '5대 중대 부패범죄'의 사면은 배제한다는 원칙을 세운후 실제 재벌 총수에 대한 사면은 단 한 번도 시행하지 않았다. 이에 이 부회장, 신 회장, 박 회장 등이 문 대통령 정부의 첫 대기업 총수 사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경제계는 특별사면복권 조치를 통해 취업 제한이 걸린 그룹 총수들을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경우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6개월이 확정돼 수감됐다가 지난해 8월 8·15 광복절을 기념으로 가석방됐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취업 제한을 적용 받고 있어 실질적 경영활동을 펼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이 부회장은 매주 목요일에는 합병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다. 지난 3월부터는 3주에 한 번 금요일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심리도 병행하고 있다. 3주에 한 번꼴로 주 2회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 기간 중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 부회장의 사면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안상 확정된 일정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미국 측 선발대가 현장 답사를 진행한만큼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주도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과 만남을 위해 이 부회장의 신분적 제약에 해제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도 2018년 11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확정 받은 후 이듬해 대표이사로 복귀했지만 법무부가 취업 승인 요청을 불허하면서 결국 지난해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박 회장 역시 운신의 폭이 좁아 주요 사업 점검 및 회의, 해외 출입국, 투자 추진 국내외 경영 현안을 챙기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신 회장은 이 부회장이나 박 회장처럼 취업 제한 대상자는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 경영상 제약을 받지는 않지만 간접적 경영 리스크가 산재해있다.
그동안 롯데그룹은 사법 리스크로 인해 해외 기업과의 사업 추진 시 때때로 준법 경영 측면에서 설명이 필요했다. 재계에서는 신사업 발굴과 M&A 투자 결정 등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신 회장 역시 사면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도 회삿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배임·횡령을 한 혐의로 징역형을 살다 지난해 8월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가석방 명단에 포함됐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이 회장의 부재로 부영그룹의 과감한 투자 결정이 이뤄지지 못한 만큼 사면을 통해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위기와 맞물려 다양한 경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기업인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문 대통령이 국익에 기여한다는 큰 뜻을 위해 기업 총수들의 사면을 결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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