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네이버의 스니커즈 전문 리셀(resell·한정판 제품을 더 높은 가격에 되파는 것) 플랫폼 '크림'이 오는 6월1일부터 구매수수료를 2%로 올린다. 지난 4월21일 처음 도입한 구매수수료 1%를 약 40일 만에 조정하는 셈이다. 거래액은 늘어나는데 적자가 커지는 현재의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크림은 지난 1일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빠른배송·95점 합격 상품 구매 시 수수료를 2% 부과한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수수료 제로' 정책을 고수해온 크림은 지난 4월21일부터 구매수수료 1%를 처음 부과한 바 있다.
크림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인상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인상 속도가 너무 빠르다", "고가 제품일수록 수수료가 크게 느껴질 것 같다"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크림 입장에서는 수익성 개선 과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리셀 시장에서 정·가품 검수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직접적인 수익이 나지 않는 검수 과정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크림은 가품을 잡아내기 위한 특수 장비를 비롯해 Δ운동화에 관심이 많은 스니커즈 수집가 Δ직접 운동화를 제작해 본 적이 있는 스니커즈 제작 전문가 Δ관련 브랜드 종사 경험이 있는 스니커 브랜드 종사자들을 채용하며 검수의 품질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림의 검수 비용에 대한 부담은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 4월 크림이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크림의 영업손실은 약 595억49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약 32억8400만원으로 집계돼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크림이 지난 한 해 동안 정·가품 판별 고도화를 위해 투자한 비용 및 전체 운영비가 포함된 지급수수료는 433억원으로 나타났다.
크림 측 관계자는 "이번에 변경되는 수수료 2%는 검수 비용으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셀 시장에서 수수료 부과는 검수 역량 강화와 수익화를 위해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 진출한 원조 리셀 플랫폼 '스탁엑스'는 판매자에게 결제 수수료 3%와 거래수수료 8~10%를, 구매자에게는 검수비 3~5%와 배송료를 구매자에게 부과하고 있다.
이에 반해 최근까지 크림과 솔드아웃은 수수료 무료 정책을 유지해왔지만 업계 1위로의 연착륙에 성공했다고 판단한 크림이 수수료 부과 정책을 먼저 시행한 것으로 보인다.
크림은 수수료 인상뿐만 아니라 배송비 등 이용자 지원도 축소하고 있다. 크림의 일반 구매 배송비는 계속 오르고 있다.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송비는 지난해 12월 1000원을 시작으로 Δ1월 1500원 Δ2월 2000원 Δ3월 2500원을 Δ4월 3000원으로 뛰었다.
크림에서 물건을 보관하고 있다가 판매 체결 시 판매자에게 제공하는 배송비 지원 이벤트 역시 Δ3월 3000원 Δ4월 2500원 Δ5월 2000원으로 지원 규모를 줄이고 있다.
큰 폭으로 지원을 줄이는 것은 아니지만 지원 범위를 점차 줄여가며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크림 관계자는 "수수료는 보다 지속적인 서비스 제공 및 검수 품질 유지와 물류 고도화를 위한 것"이라며 "이제는 수익성 개선을 통한 서비스 전반의 고도화를 추진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크림은 지난 2020년 설립된 이후 1년 9개월 만에 누적 거래액 8000억원을 돌파했으며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는 300만명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국내 리셀 시장 규모는 매년 두 자릿수씩 성장해 2025년 약 2조8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