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국제선 여객이 단계적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대표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다른 전략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제주항공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중·단거리 노선 강화에 집중하는 반면 티웨이항공은 대형항공기를 속속 도입해 중·장거리 노선에 도전하고 있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내년부터 미국 보잉사의 중거리 항공기 B737 MAX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지난 2018년 발표한 B737 MAX 50대를 새로 도입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현재 제주항공은 중거리용 B737-800 39대를 운영하고 있다.
B737-800 상위 기종인 B737 MAX는 B737-800보다 운항거리가 1000km 이상 길어 중앙아시아, 인도네시아까지 운항할 수 있지만 유럽이나 미주 등 장거리 노선 운항용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현재 장거리 도입 계획은 없다"고 했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지난 1월 창립 17주년 기념사에서 "내년에는 B737-MAX 기종을 들여와 중단거리에서 우위를 점하겠다"고 했다. 중·단거리 주력 사업 모델의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중앙아시아, 인도네시아 등 노선 취항에는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티웨이항공은 LCC 최초로 대형 항공기를 연속해 도입하며 장거리 운항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난 2월 에어버스의 A330-300 1호기에 이어 지난 7일 2호기도 도입했다. 곧 3호기를 들여올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A330-300을 우선 제주 노선에 투입한 뒤 싱가포르와 자카르타, 시드니, 동유럽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2027년까지 대형기 20기, 소형기 30기 등 총 50기로 기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의 대형기 도입은 중단거리 중심의 국내 LCC 시장이 포화상태라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대형기 도입 시 초기에 과도한 비용이 지출되고 새로운 훈련 및 정비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여객 사업이 활성화되고 단거리 노선 확대가 충분히 이뤄져 규모의 경제가 달성된 상황이라면 사업 확장 차원에서 중장거리 노선에 도전할 수 있지만 코로나19로 아직은 항공업계가 위축된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지난 3월 17일 열린 티웨이항공의 A330-300 도입 기념 행사에서 "대형기를 도입하면 조정기 훈련을 새로 시켜야하고 별도 훈련을 거쳐야 한다. 기장과 부기장 60명 정도 훈련을 맞춰가고 있고 정비사도 이미 훈련을 마쳤다"며 "정비 부품 계약도 끝냈고 엔진도 리스해 보유할 계획이다. 추가 자금 부담이 있긴 하지만 당장은 큰 부담은 아니다"고 했다.
그런데 지난달 19일 티웨이항공 A330-300 1호가 기체 점검으로 제주공항에서 이륙하지 못해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엔진 부품 정비 점검 문제로 운항이 취소됐고 승객들은 대체 항공기를 타야 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번의 안전사고만으로도 항공사 이미지는 큰 타격을 받는다"며 "노선의 확장성도 중요하지만 안전에서의 본연의 역량을 다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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