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최근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전년도의 절반 수준인 11.1배로 나타났다. 해외 시장과 비교해도 주요 선진국(미국, 일본, 유럽)은 물론 대만, 인도, 태국 등 신흥국보다 낮았다.
코스피 상장사 이익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반면 주식시장은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PER이 뚝 떨어진 것이다.
증권가에선 국내 증시가 지난해 상반기 풍부한 유동성과 초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급격히 상승하며 '고평가' 부담이 컸는데 PER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매력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3일 한국거래소가 지난 2021년 결산 재무제표를 반영해 코스피 시장의 PER, PBR(주가순자산비율) 및 배당수익률을 산출해 해외 주요국의 투자지표와 비교한 결과 코스피 시장의 PER은 11.1배, PBR은 1.1배, 배당수익률은 1.8배로 나타났다.
코스피 우량종목인 코스피200 지수 구성종목으로 한정할 경우 PER은 9.8배, PBR 1배, 배당수익률 2%를 각각 기록해 역시 배당수익률을 제외하고는 전년대비 하락폭이 컸다.
PER은 지난 2일 종가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을 지난해 지배지분 보통주 귀속 당기순이익
으로 나눈 수치다.
올해 PER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 이익이 182조원으로 전년도 80조원 대비 2.3배(127.8%) 수준으로 크게 증가한 반면, 시가총액은 지난해 2084조원에서 올해 2028조원으로 2.7%가량 감소했기 때문이다.
코스피 상장기업의 순자산과 현재의 주가수준을 비교한 코스피 PBR 또한 전년의 1.3배에서 1.1배로 하락했다.
한국거래소는 "PER에 이어 PBR도 하락한 이유는 양호한 실적으로 코스피 상장기업의 자본총계가 증가했음에도 주가는 약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 시장의 자본총계는 지난 2020년말 1651조원에서 2021년말 기준 1885조원으로 14.2% 증가했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기업의 배당금을 현재의 주가로 나눈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전년 수준인 1.8%를 기록했다.
이번에 측정된 코스피 주요 투자지표는 해외 주요 국가와 비교할 때 뚜렷하게 낮은 수준이다.
미국의 PER은 21.8배, 영국과 프랑스는 15.5배와 15.8배이며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분류상 선진국인 23개 국가 평균 PER도 18.4배로 코스피 PER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MSCI상 신흥국인 대만(12.9배), 인도(24.5배), 태국(21.3배)의 PER도 코스피보다 높았다. 중국도 11.9배였다. 브라질(6.9배) 정도만 코스피보다 낮은 PER을 보였다.
PER이 지나치게 높으면 실제 이익수준보다 주식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고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주가를 끌어내리려는 '하방압력'이 강해지만. 하지만 PER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성장성이 기대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많이 몰린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달러 강세와 금리인상, 긴축 기조 등으로 주가가 고점대비 20% 가까이 하락하며 약세장에 진입했기 때문에 PER이 낮게 나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스피는 지수의 급격한 상승으로 PER이 25배에 육박하는 등 고평가 논란이 있었고 이때문에 수급에서도 불리한 측면이 있었다. 실제 지난해 외국인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로 코스피를 팔았다"면서 "올 들어서는 PER이 크게 낮아지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다시 높아졌고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다는 인식도 강해지면서 외국인이나 기관의 수급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종목별로 보면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PER이 142.5배로 가장 높았다. LG에너지솔루션도 103.1배를 기록해 높은 PER을 보였다. 지난해 PER이 무려 310배까지 치솟았던 카카오는 올해 27배 수준으로 내려갔고 네이버 역시 지난해 52.8배에서 올해 2.53배로 크게 낮아졌다.
시가총액 1위 대장주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이익에도 최근 주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PER이 11.65배로 코스피 평균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21.3배였다. 지난해 18.9배에 달했던 SK하이닉스의 PER도 7.9배 수준으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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