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속도 예상 앞질러
대처 못하면 민심 이반
대처 못하면 민심 이반
인플레이션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만 상승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 걱정이다. 품목도 전방위로 확산 중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대로 올라선 뒤 5개월간 3%대를 유지했다. 이때만 해도 정부는 올해 물가가 걱정은 되지만 상고하저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봤다. 현실은 달랐다. 4%대(3월)를 넘어선 지 한달 만에 4%대 후반까지 치솟은 데 이어 5월 5%대 전망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을 4%로 상향 조정했다. 통계청은 향후 물가에 대해 "상당폭의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며 "당분간 오름세를 크게 둔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기름값을 천정부지로 올린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미 장기전 국면으로 돌입했다. 이제 시작일 수 있는 중국발 코로나 봉쇄령 후유증의 여파도 가늠이 안 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한번에 금리를 0.5%p 올리는 이른바 '빅스텝'에 이어 '자이언트스텝(0.75%p 인상)'으로 보폭을 넓힐 것이 확실시된다. 채권시장이 이번주 열릴 연방공개시장회의(FOMC)를 앞두고 연일 요동치는 이유다. 인플레이션 파이터를 자처한 이창용 한국은행 신임 총재의 고민도 깊어질 것이다. 지난달 총재 공석 상태에서도 한은은 금리를 올렸다. 추가 금리인상이 불가피한 가운데 이로 인해 다시 물가인상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국면도 예상된다.
이 총재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과 성장둔화가 모두 걱정되지만 물가가 더 우려스럽다"고 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은 인플레이션을 두고 "적기에 수습하지 않으면 사회를 파멸시킬 수 있는 병폐"라고 했다. 스리랑카 등에선 기름값 폭등으로 반정부 시위가 끊이지 않는다. 물가가 오르면 당장 서민 일상을 위협한다. 더 늦기 전에 과감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오는 10일 출범할 윤석열 정부가 다뤄야 할 최우선 과제는 물가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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