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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증시 '악재 터널' 끝이 보인다… 본토펀드도 기지개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03 18:04

수정 2022.05.03 18:04

中 자국기업 美 증시 퇴출 모면
해외 상장사 회계규정 개정 추진
인프라 투자 확대 등 부양책 내놔
증시 회복 기대감에 투심 회복
中 증시 '악재 터널' 끝이 보인다… 본토펀드도 기지개
갖은 악재로 고전을 면치 못 했던 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에 대한 기대감이 부상하며 국내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는 모양새다. 당국이 자국 기업들 미국 증시 퇴출을 막기 위한 회계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정부 차원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에 따라서다.

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국내 190개 중국 주식 펀드에는 연초 이후 1조7344억원이 새롭게 설정됐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KB통중국4차산업'이 137억원 유입으로 선두였다. 메리츠차이나(111억원), KB중국본토A주(37억원), 미래에셋차이나H인덱스(3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 펀드는 여태 지지부진한 성과를 나타냈다.
최근 1년 간 중국 펀드 수익률은 -30.55%를 가리키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26.96% 떨어졌다.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H지수도 연초 이후 이때까지 각각 16.11%, 10.90% 하락률을 기록했다. 각국 기준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 러시아 침공에 따른 지정학적 우려, 자국 주요 도시 봉쇄 등이 겹친 결과다.

하지만 그동안 미국과 회계감독권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며 꼼짝 않던 중국이 최근 해외 상장사 회계규정 개정에 돌입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지난달 2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는 자국 기업이 정부 승인 없이 외국 당국에 회계 자료를 제출할 수 없도록 한 기존 증권법을 일부 개정한다고 발표하고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중국 정치국회의록에는 현재 안정적인 경제성장, 고용, 물가관리가 위태롭다는 평가와 함께 올해 목표 경제성장률 달성 총력, 인프라 투자 전면적 강화, 코로나19 충격 산업 및 기업 지원, 교통·물류 정상화 등의 경기 부양책이 담겼다. 특히 지금껏 옥좼던 플랫폼에 대해 '건강한 발전'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기조가 바뀐 점이 눈에 띈다.

이에 중국 증시 회복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돌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정치국회의에서 보인 강력한 부양 의지는 취약한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데 긍정적"이라며 "제로(0) 코로나 정책은 유지됐으나 경기 부작용을 최소화 한다는 측면에서 봉쇄 강도 역시 점차 약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은 일찍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크레인셰어즈 CSI 차이나 인터넷(티커 KWEB), 글로벌 X MSCI 차이나 소비재(CHIQ), 아이셰어즈 차이나 라지캡(FXI)은 지난달 25~29일(현지시간) 일주일 간 12.36%, 7.56%, 6.03%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신승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월 26일 시진핑 주석 주재 중앙재경위원회 회의에서 전면적인 인프라 건설 강화가 강조됐다"며 "고용창출, 경기부양 효과가 높은 전통 인프라에 더해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플랫폼, 스마트 전력망까지 언급된 만큼 밀도 있게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투자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정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정치국회의 발표는 앞서 3월 금융안정위원회 회의부터 강조된 내용으로 크게 새로운 이슈는 없었다"며 "투자자들이 실질적 변화를 기다리고 있다는 의미로, 실제 움직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위축된 투자 심리를 개선시키기 어렵고, 기대감이 추가로 올라가있는 만큼 이에 부합하지 못하면 실망감이 배가될 전망"이라고 당부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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