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금리인상, 경기침체 못 피해" 연준 전 고위관계자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04 07:37

수정 2022.05.04 08:57

[파이낸셜뉴스]
윌리엄 더들리가 미국 뉴욕연방은행 총재 시절인 2017년 5월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영국은행(BOE)에서 열린 패널 토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더들리 전 총재는 3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이 경기침체를 부르고야 말 것이라고 비관했다. AP뉴시스
윌리엄 더들리가 미국 뉴욕연방은행 총재 시절인 2017년 5월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영국은행(BOE)에서 열린 패널 토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더들리 전 총재는 3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이 경기침체를 부르고야 말 것이라고 비관했다. 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미 경기침체를 부르지 않으면서 금리인상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경고했다.

더들리 전 총재는 3일(이하 현지시간) CNN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노동시장이 한껏 달아오른 상태여서 연준이 경제를 '연착륙'시키는 것이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일정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시작했다. 4일 오후 2시(한국시각 5일 새벽 3시) 회의를 마치면서 0.5%p 금리인상을 결정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실업률 올라야 인플레이션 진정
더들리는 미 노동시장 과열이 상당하다면서 인플레이션을 연준 통제권에 두려면 실업률이 뛰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업률이 올라가면 경기침체는 피할 수 없다.

결국 연준이 경기침체 없이 물가를 잡으면서 경제를 연착륙시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더들리의 지적이다.

그는 이전 경험으로도 연준의 연착륙 과제가 얼마나 달성 불가능한지가 잘 드러난다고 말했다.

오버슈팅 위험
물가와 노동시장, 경제라는 3각축이 서로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그는 물가를 잡으려면 실업률이 올라가야 하지만 "과거사례로 볼 때 실업률이 오르면 경제는 본격적인 경기침체를 피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더들리는 이어 물가를 잡기 위해 연준이 동원할 수 있는 카드인 금리인상이 잘못된 계산으로 인한 경기회복세 조기 종식 위험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착륙을 이끌어내기가 매우 힘든 이유"라면서 "정책대응이 과했다고 인식할 때 쯤에는 이미 경제가 침체 상태에 들어서 있음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과도한 정책대응인 오버슈팅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파월 "연착륙 비교적 흔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965년, 1984년, 1994년 사례를 들며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그는 3월 발언에서 "역사적인 기록들이 낙관전망의 일부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연착륙, 또는 그와 비슷한 착륙이 비교적 흔하다"고 강조했다.

더들리는 그러나 연착륙에 성공한 경우는 실업률이 오르지 않았을 때 뿐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3월 실업률은 3.6%로 연준이 판단하는 완전고용 상태에 들어있다. 실업률은 심각한 구인난 속에 계속해서 떨어져 1950년대 초반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실업률 오르면 소비 줄고 경기침체 진행
더들리는 연준이 경제 상승 속도를 둔화시키는 동시에 노동시장의 팍팍한 수급도 완화해야 한다면서 이는 매우 어려운 과제라고 지적했다. 또 이전 경험으로 보면 노동시장 수급이 완화돼 실업률이 오르기 시작하면 통상 충격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하는 경기침체가 뒤따랐다고 그는 덧붙였다.

더들리는 심리적인 요인이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노동시장이 위축되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자신의 일자리에 대한 불안을 느끼기 시작하고, 이에따라 소비와 지출을 줄여 경제가 침체된다는 것이다.

앞서 도이체방크도 미 경제가 연준의 오버슈팅으로 침체될 것이라고 우려했고, 미 2위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역시 미국의 경기침체는 불가피하다고 비관한 바 있다.


이날 공개된 CNBC 설문조사에서도 대부분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인상이 결국 경기침체를 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