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지속가능 성장 위한 ‘디지털 포용’ 가치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05 18:56

수정 2022.05.05 18:56

[특별기고] 지속가능 성장 위한 ‘디지털 포용’ 가치
전국 1000여곳의 디지털 배움터에서는 노약자, 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이 스마트폰 활용법, 인터넷, 키오스크 사용법 등의 교육을 받고 있다. 현재 3600명에 이르는 전문강사가 활동 중이며, 3년간 약 108만명의 교육생이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역량을 키울 수 있었다. 일례로 울릉도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60대는 지역 주력산업 위축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디지털 배움터를 통해 공유숙박 앱을 활용하는 방법과 동영상 편집기술을 배우면서 방문객에게 추억영상을 선물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이처럼 특별한 서비스가 입소문을 타면서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늘어났고, 새로운 기회를 맞이했다고 한다.

사회, 경제 및 일상에서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누구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혜택을 누리도록 하는 보편적 가치로서의 '디지털 포용'은 2003년 유럽연합이 처음 제시해 주목받았다.
201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디지털전환 정책 수립을 위해 '고잉 디지털 프로젝트(Going Digital Project)'를 추진한 이후 세계 각국은 디지털 포용 가치를 국가 정책에 반영해 디지털 양극화 방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나라도 2020년 '디지털 포용 추진계획'을 마련한 바 있다. 도서관, 주민센터 등 생활공간을 대상으로 디지털 배움터를 운영해 전 국민의 디지털 역량을 높이는 한편, 농어촌지역에 초고속통신망과 공공 와이파이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접근성을 강화한 키오스크를 개발·확산하는 등 많은 이들이 일상에서 직면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기술과 서비스를 적극 제공하고 있다.

첨단기술의 변화는 위협이 되기도 하고 기회의 장이 되기도 한다. 개인컴퓨터, 스마트폰 등 지난 수십년에 걸친 변화가 세대와 소득에 따른 상대적 차이로 나타났다면 최근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혁신적 기술 등장은 같은 세대나 비슷한 소득 수준이어도 기술을 받아들이는 역량에 따라 격차를 만들 수 있다. 최근 우리 사회는 지역, 성별, 세대 등 다양한 격차에 직면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인구감소와 고령화도 겪고 있다. 이 같은 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은 단순히 소외를 개선하는 시각에서 접근해서는 안된다. 지역이 발전하고, 여성의 사회참여 여건이 개선되고, 청소년·어르신 등의 경제활동 참여가 확대돼야 하는 것이 공동체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인식의 전환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과 디지털을 활용해 지역, 청년, 여성의 기회를 확대하는 정책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2021년 1월 국회에서 '디지털 포용법'이 발의되었다. 기존의 법·제도가 주로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면 '디지털 포용법'은 전 국민을 위한 디지털 역량 교육과 민간 지원 등 한층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신속한 법 제정을 통해 포용정책이 힘 있게 추진되길 기대하며, 함께 잘사는 디지털 세상을 앞당기기 위해 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참여를 요청한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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