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연세대에서 인공지능(AI) 인재를 양성하는 채용계약 학과를 운영한다. 머신러닝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로보틱스, 시스템소프트웨어 등 소프트웨어 연구개발(R&D) 영역 전반을 다룬다. 입학생 전원은 석사 2년 동안 산학장학금 3600만원을 지급한다.
LG전자는 이미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고려대, 한양대, 서강대 등 4곳에 계약학과를 운영 중이다. 이번에 연세대가 추가되면서 5곳으로 확대됐다.
반도체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 삼성전자는 성균관대, 연세대에 계약학과를 설립한 데 이어 최근 카이스트, 포스텍(POSTECH·포항공과대)에도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고려대에 이어 서강대, 한양대 등에 계약학과를 신설한다. 서강대에는 전자공학과를 모체학과로 한 '시스템 반도체 공학과'를, 한양대에도 공과대학 내 '반도체공학과'를 신설하고 올해 말 첫 신입생을 모집한다.
서울대에도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 논의가 진행 중이다. 과거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계약학과 개설을 추진했지만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대와는 취지가 맞지 않다는 부정적 여론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반도체 인력 부족은 국가적 사안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이번엔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 손잡고 학과 신설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새 정부에서 반도체 인력난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입장이라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간 업계에서는 꾸준히 반도체 인력난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해 왔다. 반도체 관련 주요 기업과 연구소 등에서는 연간 1500명 수준의 신규 전문인력을 필요로 하지만 실제 우리나라 한 해 반도체학과 졸업생은 650여명에 불과하다. 2031년까지 반도체 업계에서는 총 3만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와 치열한 반도체 산업 경쟁을 지속 중인 중국과 대만의 경우 해마다 각각 20만명과 1만명 수준의 반도체 인력을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도권 내 대학 정원을 자유롭게 늘릴 수 없게 제한한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부딪혀 정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정배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장(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반도체 투자 활성화 간담회'에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서 이기기 위해서는 우수한 전문 인력이 꼭 필요하다"며 "대학 학생·교수 정원에 구애받지 않고 반도체 고급 인력이 양성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한 정책 지원을 바란다"고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올해 안으로 700여명의 반도체 관련 대학 정원을 늘리고, 반도체 전문 교육과정을 신설해 매년 1200명의 전문 인력을 길러내겠다"며 "반도체 기술 경쟁의 핵심인 석·박사급 인재 양성을 위해 인공지능반도체, 전력반도체, 첨단 소부장, 패키징 등 주요 분야별로 전문화된 '반도체 대학원'을 지정하고 10년 이상 집중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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