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세쓸통]체감물가, 13년8개월 만에 최대…"장바구니에 담을 게 없네"

뉴시스

입력 2022.05.07 12:01

수정 2022.05.07 12:01

기사내용 요약
생활물가지수 5.7%↑…128개 품목 모두 올라
라면 10.6%↑·국수 29.1%↑·닭고기 16.6%↑
식용유 22% 뛰어…소금·간장·참기름도 상승
올해 물가상승률 11년 만에 4%대 넘을 수도

(출처=뉴시스/NEWSIS)
(출처=뉴시스/NEWSIS)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4.8% 오르며 5%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10월 4.8%를 기록한 이후 13년 8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국제 곡물가 급등으로 재료비가 인상하면서 외식 물가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달러 강세로 원화 가치가 하락하며 수입 물가 오름폭이 커진데다가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까지 맞물리면서 고(高)물가 흐름이 계속되는 모습입니다.

특히 체감물가로 꼽히는 생활물가지수는 물가 상승률을 뛰어넘었습니다.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품목들의 가격이 물가 상승 속도보다 더 많이 올랐다는 의미입니다.

7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생활물가지수는 108.49(2020=100)로 전년보다 5.7% 급등했습니다. 2008년 8월(6.6%) 이후 13년 8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오른 것입니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체 458개 품목 중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으로 작성됩니다. 서민의 삶과 밀접하게 직결돼 있어 '체감물가',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기도 합니다.

품목별로 보면 쌀(-9.2%), 달걀(-3.5%), 사과(-23.4%), 파(-61.4%), 양파(-39.1%) 등 16개 품목만을 제외한 128개 품목 가격이 모두 상승했습니다. 한 끼 식사대용으로 먹던 라면(10.6%), 국수(29.1%), 빵(9.1%), 떡(5.1%) 등의 가격 오름세로 서민들의 점심 메뉴 고민은 더욱 깊어집니다.

수입 쇠고기 가격은 1년 전보다 28.8% 올랐으며 닭고기(16.6%)와 돼지고기(5.5%), 국산 쇠고기(3.4%) 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음식 조리의 기본이 되는 식용유 가격은 전년보다 22.0% 뛰었고 참기름(12.1%), 소금(30.1%), 간장(18.2%)까지 안 오른 품목이 없습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서울 도심 음식점 앞에 음식 메뉴가 적혀 있다. 2022.05.04.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서울 도심 음식점 앞에 음식 메뉴가 적혀 있다. 2022.05.04. scchoo@newsis.com


'풀 반찬'으로 한 끼 해결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시금치 가격은 28.5% 올랐으며 깻잎 21.7%, 부추 43.4%, 무 15.6%, 감자 15.4%, 버섯 10.2%, 오이 14.3%, 호박 9.1% 등 식재료뿐 아니라 포도(23.0%), 수박(28.3%) 등 과일 가격도 무섭게 오르고 있습니다. 즉석식품(8.8%), 냉면(8.2%), 자장면(9.1%), 칼국수(8.2%), 김밥(9.7%), 치킨(9.0%) 등 외식 물가 역시 여전히 강세를 보였습니다.

여기에 상수도료(4.1%), 전기료(11.0%), 도시가스(2.9%) 등 공공요금 상승세도 서민의 삶을 옥죄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휘발유(28.5%), 경유(42.4%)까지 오르면서 서민의 발도 묶였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물가 상승세가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로 에너지와 곡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로 소비심리가 회복되는 것도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전기·가스 요금도 10월 추가 인상이 예정돼 있는데다가 새로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의 30조원이 넘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역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에 따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11년(4.0%) 이후 11년 만에 4%대를 넘어설 거라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정부가 지난해 말 제시한 올해 물가 전망치 2.2%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올해 연중 물가가 6%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도 우려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금 수준의 물가가 1년 동안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9%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럼에도 아직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 당분간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석유류, 가공식품, 내구재 등 공업제품 가격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당분간 보이지 않고 코로나19 방역 조치 해제로 소비심리가 좋아지면서 개인 서비스 오름세가 둔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공급망 차질,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 등 대외적 불안 요인 등으로 물가가 더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04.21.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04.21. jhope@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gogogirl@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