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tvN 드라마 '호텔 델루나'에서 이승을 떠돌던 원혼이 머무는 델루나 호텔을 천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장만월(이지은 분) 사장은 사치를 너무나 좋아하는 탓에 돈 벌기에 혈안이 돼 있다. 엘리트 호텔리어 구찬성(여진구 분)이 예전에 일했던 호텔의 왕 회장 집까지 찾아가 백두산에서 내려온 호랑이의 혼을 찾은 것도 결국 그 이유에서다. 장 사장은 호랑이의 혼을 저승으로 안내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왕 회장(남경읍 분)에게서 값비싼 백두산 그림을 받아온다.
고향인 이북으로 돌아가지 못해 이승을 맴돌았던 백두산 호랑이는 장 사장의 안내에 따라 그림 속 백두산으로 들어가 마음껏 뛰놀며 남은 한을 풀고서는 저승으로 떠난다. 장 사장은 그러나 왕 회장에게 백두산 그림을 돌려줄 생각이 전혀 없다.
"네가 첫 번째로 할 일이 생겼어. 백두산 그림을 팔아야겠어."
장 사장은 찬성에게 이렇게 지시한다. 황당해하는 찬성 앞에서 장 사장은 그새 새 차를 뽑는 바람에 돈이 별로 없다는 이유를 댄다.
"너 이거 꼭 비싸게 팔아와!"
장 사장의 강압적인 지시에도 찬성은 꿈적하지 않는다. 반의반 값에도 그림이 팔리지 않는다는 핑계를 대고서는 그림을 계속 보유하길 택한다. 장 사장은 추후 호텔을 옮길 때 "걸리적거린다"는 이유로 이 그림을 찬성에게 떠맡기고는 하루아침에 연기처럼 사라진다.
이런 찬성의 앞에 백두산 그림의 원래 주인이었던 왕 회장의 영혼이 나타난다. 죽은 왕 회장이 마지막으로 백두산 그림을 보고 싶어서 찬성을 찾은 것이다. 찬성은 왕 회장을 대동해 호텔을 다시 찾아가 장 사장을 만난다. 둘 앞에서 왕 회장은 찬성을 향해 "비서실에 연락하면 그림값을 후하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림이 정말로 안 팔리는 줄 알고 찬성에게 비싼 그림을 공짜로 줘버린 장 사장은 잔뜩 화가 난다. 찬성은 왕 회장의 사후에 그림의 가치가 뛰기 때문에 그간 팔지 않았다면서 "넘치는 퇴직금을 받았다"고 맞받아친다.
만일 장 사장의 말을 순순히 따라서 찬성이 백두산 그림을 팔았다면 장 사장은 과연 얼마를 챙길 수 있었을까. 세무법인 광장의 조진한 세무사의 조언을 받아 그림 판매에 따른 세금과 수익을 계산해봤다.
이를 위해선 그림 가격부터 알아야 한다. 장 사장이 그림을 팔기도 전에 무턱대고 사들인 슈퍼카는 '재규어 XJ', 가격은 1억5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슈퍼카 구입에 따른 적자를 메꾸려면 적어도 이 정도 금액에는 그림을 팔아야 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그림의 작가가 살아 있는지, 그림 보유 기간은 10년이 지났는지 여부다.
작가가 살아 있다면 그림을 매각해서 얻는 수익에 세금이 전혀 붙지 않는다. 즉 세금 '제로(0)'다. 그림을 팔아 남는 돈은 장 사장이 고스란히 챙길 수 있다.
반면 작가 사후에는 6000만원 이상 미술품 거래 시 세금이 붙는다. 이때에는 보유 기간이 세금을 가른다. 그림을 10년 이상 보유했다면 매각 금액의 90%를 필요 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다. 10년 미만일 경우는 미술품 금액에 따라 1억원 이하는 90%를, 1억원 초과분에 대해선 80%를 필요 경비로 쳐준다. 세금을 그만큼 덜 낸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찬성이 장 사장의 새 차 가격인 1억5000만원을 받고 그림을 팔았다면 △1억원에 대한 필요 경비 90%(9000만원)를 빼고 남는 1000만원에 △초과분인 5000만원에 대한 필요 경비 80%(4000만원)를 제외하고 남는 1000만원을 더해 총 2000만원이 소득 금액으로 잡힌다. 여기에 붙는 20%의 소득세와 추가 10%의 지방소득세까지 더하면 세금은 총 44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찬성이 그림을 10년 넘게 갖고 있다가 아주 높은 가격, 이를테면 10억원에 그림을 팔았다고 가정하면 어떨까. 보유 기간이 10년 이상이므로 매각가(10억원)의 90%인 9억원을 필요 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다. 소득 금액은 남은 1억원이므로, 세율 20%를 적용하면 2000만원, 지방소득세 10%를 가산하면 찬성이 내야 하는 세금은 총 2200만원이다.
조 세무사는 "미술품은 기타소득으로 인정돼 매각가의 80~90%를 전부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라며 "근로소득세나 양도소득세 등 다른 세금과 비교하면 실제 미술품을 팔 때 나오는 세금은 매우 적은 수준"이라고 설명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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