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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한미 정상회담서 통화스와프 재개 논의 기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08 18:54

수정 2022.05.08 18:54

강달러에 환율 불안 지속
시장 안정시킬 한방 필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종료 이후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고, 6월1일부터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종료 이후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고, 6월1일부터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스텝 행보로 지난 주말 세계 금융시장이 다시 출렁했다. 빅스텝은 한꺼번에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는 것을 말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전격 빅스텝을 단행한 데 이어 향후 추가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려했던 자이언트스텝(0.75%p 인상)과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에 시장은 의외로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매파 행보가 달라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에 이튿날 시장이 요동쳤다.

원·달러 환율도 다시 비상이 걸렸다. 지난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272.7원까지 올라 1300원에 바짝 다가섰다. 전일 대비 상승폭은 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1300선이 뚫릴 경우 외환위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달러가 계속되면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쪼그라들고 있다. 달러 환산액이 줄어든 탓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외환보유액은 4588억달러로 내려앉았다. 두달 연속 감소세였다.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국제결제은행(BIS)이 권고한 외환보유액 적정 수준과 비교하면 한참 못미친다. IMF는 우리나라의 경우 6810억달러, BIS는 9300억달러를 적정액수로 본다. 지난 2월 한국경영학회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환보유액 비중이 50%를 넘어야 외환위기 가능성이 낮다는 보고서를 냈다.

대외 불안요인으로 무역수지가 계속 흔들리고 있어 외환보유액은 더 축날 수 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26억6000만달러 적자로 3월에 이어 두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수입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흑자로 뒤집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동안 유일한 경제 버팀목이었던 수출도 증가율이 둔화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물가는 2008년 금융위기이후 최고 수준인 4%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한국경제연구원은 8일 발표한 '2022년 1·4분기 경제동향과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IMF도 당초보다 0.6%p 낮춰 올해 성장률을 2.5%로 전망했다. 저성장·고물가(스태그플레이션) 경고음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의 긴축 파고에 대비해야 한다. 강달러로 외환시장이 요동치지 않게 안전망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그 방편이 될 수 있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미국에서 빌려쓸 수 있는 달러 비상금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 사태가 터진 직후 연준과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세차례 연장 후 지난해 말 끝났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21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여기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적극 의제로 다뤄질 수 있길 기대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앞서 인사청문회에서 "의제로 올릴지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급변하는 정세 속에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대비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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