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출판

故 김지하 시인 애도…"시대의 정신이자 시의 산맥"

뉴스1

입력 2022.05.08 22:33

수정 2022.05.08 22:34

고 김지하 시인 (뉴스1 DB)2022.5.8/뉴스1
고 김지하 시인 (뉴스1 DB)2022.5.8/뉴스1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한국을 대표하는 저항문학의 상징 김지하 시인이 8일 오후 향년 8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각계에서 그를 추억하고 애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고 김지하 시인은 서울대 미학과 재학시절에 4·19혁명과 5·16 군사 쿠데타 그리고 6·3사태를 겪으면서 학생운동에 깊게 관여했고 이를 저항시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五賊) 등으로 표현했다.

이시영 시인은 "온갖 영욕의 세월을 뒤로 하고 김지하 시인이 오늘 영면하셨다"며 "부디 저세상 건너가시가던 새벽 이슬 젖은 아름답고 고운 꽃망울 많이 피우소서"라고 밝혔다.

나태주 시인은 "시인이기도 했지만 한 시대의 등불로서 자기 역할을 하신 분"이라며 "고생 많이 하시다 가셨으니 거기서는 평화롭게 아프지 말고 다툼 속에서 힘들지 말고 평화롭게 사셨으면 좋겠다"고 애도했다.

류근 시인은 "탁월한 서정시인으로 기억하는 그의 시집을 숨어서 읽고 청춘의 골방에서 깡술을 마시며 그의 노래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를 불렀다"며 "1970~80년대 그 피바람 부는 시대에 그의 시는 그대로 구원이고 위안이었다"고 회상했다.



임동확 시인은 "김지하는 한 시대의 정신이었다"라며 "한국문학, 한국 민주주의는 김지하에게 빚진 바가 적지 않다"고 했다.

임 시인은 "그러나 한 시대의 정신이 저녁노을처럼 붉게 타올랐다가 이내 저물었다. 그의 명복을 엎드려 빌어본다"며 "가장 널리, 많이 알려진 작가 중의 한 명임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가장 몰이해되거나 오독되고 있는 작가 중의 한명"이라고 썼다.

고인은 1990년대 이후 민중사상에 독자적 해석을 더해 '생명사상'이라 이름하고 환경 운동에 본격적으로 헌신한 바 있다.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은 "김지하시인과 1975년 서울구치소에서 교도관을 통해 연락하면서 지냈다"며 "40년전 치악산 아래에서 장일순 선생과 김지하 선배, 이부영 선배와 함께 런닝만 입고 막걸리를 마시며 열띤 토론을 한때가 좋았다"고 술회했다.

최 이사장은 "(고인은) 석방후 생명운동과 한살림운동에 참여했고 환경운동에도 깊이 참여했다"며 "한 많은 삶을 사신 김지하선배님, 이제 편안하게 잠드세요"라고 적었다.


박용남 지속가능도시연구센터 소장은 "김지하 선생이 돌아가셨다니 죽을 때까지 실수 한번 안하고 완벽하게 살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오적, 똥바다, 소리내력이 수록된 담시 녹음 테이프를 비롯해 몇 권의 시집을 소장하고 있지만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질 것이라 인생이 참 덧없다"고 썼다.

김민웅 목사도 "한때 시대의 뜨거움이었고 돌파구였으며 모두가 우러른 시(詩)의 산맥이었으나 한때는 난데없는 부끄러움이 되어 아프게 했다"며 " 신(新) 오적(五賊)들이 횡행하는 시대에 우리에게 김지하가 있어서 고마웠던 시간만 기억하렵니다"고 애도했다.


한편 토지문화재단에 따르면 고인은 최근 1년 여 동안 투병생활을 했다. 빈소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