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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소와 미팅 즐기는 카뱅… 실명계좌 발급 임박했나

당사자들은 "협력방안 모색"
업계에선 "사실상 계약 수순"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가 가상자산 거래소의 실명계좌 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일관되게 "가상자산 분야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스터디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하지만, 카카오뱅크의 가상자산 관련 스터디가 사실상 은행들의 실명계좌 제공을 위한 실사에 준하는 수순이라는 관계자들의 전언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카뱅의 가상자산 스터디, 실사 수준

9일 가상자산 업계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까지 빗썸, 코인원 등 가상자산 거래소 3곳이 카카오뱅크와 △탈중앙화금융(디파이, DeFi) 관련 협력 방안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 △거래 솔루션(매칭 엔진) △트래블룰 시스템 △오너 리스크 △보안사고 이력 등에 대한 스터디를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거래소들과 카카오뱅크의 미팅 내용이 사실상 은행의 실명계좌 제공을 위한 실사 수준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 미팅에 코인원이 참여하게 된 것은 초당 300만건 이상의 거래 체결 처리가 가능한 고성능 엔진인 '코인원코어'를 돌리고 있다는 점과 △AML 시스템이 가장 잘 구축돼 금융정보분석원(FIU) 검사도 거래소 가운데 가장 먼저 받았다는 점 △세계 최초로 시행한 트래블룰 솔루션 '코드'를 직접 개발했을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점 등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업계에서 보고 있다.

■금융당국·기존은행 협의는 논란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가 특정 거래소와 실명계좌 제공계약을 체결할 경우 시장에 작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비트가 케이뱅크와 협업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80% 이상 끌어올린 것과 유사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는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초기 투자자로, 업비트의 성장을 가장 깊숙한 곳에서 지켜봤다"며 "카카오뱅크가 실명계좌 계약 이후 이같은 노하우를 해당 거래소에 전파할 경우 시장 지형에 만만치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그러나 실제 카카오뱅크가 가상자산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제공하는데 금융당국과의 협의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정금융정보법 시행 이후 은행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를 간접 관리해 온 금융 당국 입장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제공하는 새로운 은행의 등장에 긴장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자금세탁방지 관련 노하우를 충분히 검증할 기회가 없었던 카카오뱅크가 그 주인공이라는 점은 금융당국의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는게 금융권의 시작이다.


기존 실명계좌 제공 은행과의 관계도 있다. 코인원과 빗썸은 이미 NH농협은행과 실명계좌 제공계약이 체결돼 있다. 현재 1거래소-1실명계좌 은행제가 관행으로 굳어진 상태라, 기존에 실명계좌를 확보하고 있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카카오뱅크와 계약을 위해서는 NH농협은행과 계약 유지 여부가 관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