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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소재 中의존 줄이는 테슬라… K배터리도 공급망 다각화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09 18:15

수정 2022.05.09 18:15

中 자원 무기화 대비 나서
배터리 소재 중국 공급 비중
양극재 57% 음극재 68% 등 차지
배터리 자체 생산 추진 테슬라
브라질 업체와 니켈 공급 계약
국내업계도 印尼 등으로 눈돌려
배터리소재 中의존 줄이는 테슬라… K배터리도 공급망 다각화
전기차 생태계를 선도하는 테슬라가 배터리 소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 줄이기에 나섰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대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중국 외 지역에서 광물 계약을 맺으며 공급망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배터리 주요 소재 시장 장악한 중국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브라질 최대 광산업체 발레로부터 니켈을 공급받는 장기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테슬라는 처음으로 자사에 소재를 납품하는 업체 명단을 공개했다. 앨버말·리벤트·간펑·야화는 리튬, 구이저우 CNGR·후난 CNGR·화유는 코발트·니켈, 글렌코어 카모토 코퍼 컴퍼니는 코발트, 글렌코어 머린머린·BHP 니켈 웨스트·프로니 리소스·발레는 니켈을 테슬라에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중국을 기반으로 하는 업체들이다. 중국은 배터리 산업 육성과 원자재 확보를 위해 국가전략 차원에서 투자를 하면서 배터리 원재료 시장을 장악했다. 리튬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비중은 65%로 추정된다. 거래되는 단위도 미국 달러가 아닌 중국 위안이다. 또 전세계 니켈의 생산 공정도 80% 이상이 중국을 기반으로 하며 니켈 광산의 60% 가량도 중국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전세계 배터리 주요 소재들 중 중국산 비중은 양극재 57.5%, 음극재 67.8%, 분리막 53.4%, 전해액 71.8%다.

이 같은 중국의 자원 무기화는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전기차 관련 산업에 실제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자국 31억6000만달러(약 4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투자가 외국에 덜 의존하는 안정된 국내 공급망을 만드는데 필요한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 "공급망 다각화 배터리 업계 과제"

국내 배터리 업계도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호주, 아르헨티나 업체와 장기 공급계약을 맺는가 하면 아시아 최대 자원 부국인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호주 광산업체 라이온타운으로부터 5년간 리튬 정광 70만t(톤)을 공급받기로 했다. 작년에는 호주 제련기업 QPM 지분 7%를 인수해 니켈과 코발트를 받으며 오스트레일리안 마인즈(AM)와 니켈 가공품의 장기 구매계약을 맺은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칠레 SQM과 양극재 합작공장 건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국내 기업들은 인도네시아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LX인터내셔널, 포스코홀딩스가 손을 잡은 LG컨소시엄은 인도네시아 국영 기업과 손잡고 전기차 밸류 체인(가치사슬) 구축을 위해 '논바인딩 투자협약'을 맺었다.
다만 이번 협정은 '구속력 없는 '기본 협정이어서 최종 계약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지만 성사시 11조원 규모의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3월 아르헨티나 염수 리튬공장 착공에도 나섰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원자재 가격을 놓고 갑질하려는 면이 있어 원자재 공급망 다각화는 배터리 관련 업체들의 필수적인 과제"라며 "인도네시아는 니켈 매장량, 채굴량이 모두 많아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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