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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분열로 치달은 문재인 정부 5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09 18:29

수정 2022.05.09 18:29

코로나 선방은 칭찬할 만
국민 통합은 낙제점 수준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퇴임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퇴임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퇴임사에서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선거 과정에서 더욱 깊어진 갈등의 골을 메우며 국민통합의 길로 나아갈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성공의 길로 더욱 힘차게 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당한 얘기다. 그러나 왠지 불편하다. 문 대통령은 재임 중 국민통합을 소홀히 다뤘다.
통합을 말할 때 문 대통령은 자기 반성이 먼저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위기 속에서 더욱 강해졌고, 더 큰 도약을 이뤘다. 국격도 높아졌다"며 "제 퇴임사는 위대한 국민께 바치는 헌사"라고 말했다. 맞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 한국은 별처럼 빛났다. 사태 초기 각국은 앞다퉈 한국의 스마트 방역을 칭송했다. 2020년 8월에 발표한 한국판 빅딜도 국제사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소득주도성장 같은 실책도 있었다. 그럼에도 길게 보면 문재인 정부 역시 한국 경제·사회를 앞으로 전진시켰다.

하지만 정치는 되레 후퇴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하순 JTBC 특별대담에서 "지난 선거(3·9 대선)가 지나치게 비호감, 네거티브적 선거로 치러졌다"고 평가했다. 대선이 극심한 분열상을 빚은 데는 국정 최고책임자인 문 대통령의 책임도 크다. 문 대통령은 5년 전 취임사에서 "이날은 진정한 국민통합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이 약속이 이행됐다고 믿는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될까. 최근에도 문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 국민청원 답변 등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주변 인물들을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퇴임 지지율이 40%를 웃돈다. 임기 말 대통령치고는 이례적으로 높다. 그럼 문 대통령은 성공한 지도자인가? 한계가 있다. 함성득 교수(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는 "지역과 이념, 연령을 초월하여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는 성공한 대통령은 아직 없다"고 잘라 말한다('제왕적 대통령의 종언'). 문 대통령은 민주당과 노조 등 자기 진영만 살뜰하게 챙겼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지난달 27일 라디오에 나와 "퇴임 후 문 대통령을 걸고넘어지면 물어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5년 전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사에서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다른 건 몰라도 국민통합은 낙제를 면키 어렵다.
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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