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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시장 ‘원통형’ 대세 되나... 테슬라·볼보 이어 BMW도 관심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11 18:59

수정 2022.05.11 18:59

완성차, 비용절감 위해 채택 늘려
원통형 비중 2030년 26%로 확대
LG엔솔·삼성SDI, 공장 증설 나서
배터리 시장 ‘원통형’ 대세 되나... 테슬라·볼보 이어 BMW도 관심
원통형 배터리가 올해 1·4분기 국내 배터리 업계의 효자 역할을 한 가운데 BMW도 원통형 배터리를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를 필두로 볼보, 재규어 등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하는 완성차 업체가 늘고 있어 원통형 배터리가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이끌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MW가 전기차 배터리 비용 절감을 위해 원통형 배터리를 도입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BMW는 2025년부터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 '뉴 클래스(Neu Klasse)'에 기존 각형 배터리가 아닌 원통형 배터리를 도입해 배터리 비용을 30% 가량 줄이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BMW는 삼성SDI를 비롯해 CATL, EVE에너지, 노스볼트 등 자사에 각형 배터리를 공급해온 업체들로부터 원통형 배터리도 납품 받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원통형 배터리는 일상에서 흔히 쓰는 건전지 모양의 배터리를 말한다.
크기는 작지만 에너지 밀도가 높고 크기가 규격화돼 있어 생산 비용이 저렴하고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공간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데다 전기차 경쟁이 심화되면서 배터리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그 대안으로 원통형 배터리가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올해 1·4분기 원자재 가격 상승,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등의 악재 속에서도 원통형 배터리 덕분에 실적을 선방한 반면 파우치형 배터리만 생산하는 SK온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원통형 배터리 증설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 2024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해 11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연말까지 6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도 천안과 말레이시아에 원통형 배터리 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달 28일 1·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원통형 배터리의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20% 이상 늘린다는 방침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원통형 배터리를 채용하는 한 전기차 시장이 커질수록 원통형 배터리의 입지는 더 확대될 것"이라며 "아직은 테슬라 외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원통형 배터리의 효율을 제대로 뽑아내질 못하면서 원통형보다 파우치형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많은데, 기술이 향상된다면 원통형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도 올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 내 수요가 19% 비중인 원통형 배터리가 2030년에는 26%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CATL 등 중국 업체들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각형 배터리는 그 비중이 55%에서 43%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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