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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16개월만 최저가 '충격'...물가·루나에 비상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12 17:38

수정 2022.05.12 18:46

비트코인, 2만6000달러 대로 하락
16개월만 최저가...물가·테라사태 원인
공매도 세력 테라 공격했다는 관측
[파이낸셜뉴스] 비트코인(BTC)이 연일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달러화 가치와 1대 1로 연동돼야 하는 테라의 스테이블코인 UST가 0.57달러(약 747원)까지 급락하며 가상자산 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추락하던 가상자산 시장에 '테라 사태'가 더해지며 기름을 부은 것이다. UST의 가치를 지원하는 자매코인 '루나(LUNA)'는 연 이틀째 하루에 90%씩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가상자산으로 한 때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 10위권 내에 들었던 루나는 5월 1일 82달러(약 10만 5821원)였던 시세가 12일 현재 0.18달러(약 233원) 선으로 폭락했다.

■비트코인, 16개월만에 최저가로

비트코인(BTC)이 2만6000달러로 16개월만에 최저가로 급락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급락 원인은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한 데다, 스테이블코인인 테라USD(UST) 사태로 인한 것으로 관측된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사진=뉴스1로이터
비트코인(BTC)이 2만6000달러로 16개월만에 최저가로 급락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급락 원인은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한 데다, 스테이블코인인 테라USD(UST) 사태로 인한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뉴스1로이터

12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만6350.49달러(약 3398만원)까지 떨어졌다. 비트코인이 2만6000달러 대를 찍은 것은 지난 2020년 12월 이후 약 16개월만이다. 지난 해 11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6민8789.63달러)와 비교하면 6개월 사이 60% 이상 급락했다.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도 1조1400억달러까지 떨어지면서 1조달러가 붕괴에 대한 공포를 낳고 있다. 지난 해 11월 약 3조달러로 최대규모였던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나오던 지난 해 말부터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번 하락은 미국 노동통계국이 4월 소비자물가가 8.3% 급등했다고 밝힌 가운데, 이른바 '테라 사태'가 겹쳐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1일(현지시간) 노동통계국은 4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8.3%를 기록했습다고 발표했다. 전월 8.5%에 비해 상승폭은 소폭 꺾였지만 예상치였던 8.1%를 상회했다. 미국이 오는 6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하겠다고 결정한 가운데, 이에 따란 물가 하락이 이뤄질 때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루나 사태가 가상자산 시장 뇌관

비트코인이 2만6000달러 대까지 떨어진 데는 UST·루나 사태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수습 방안도 보이지 않고 있어 UST·루나 사태가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강화하는 뇌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UST가 달러와 연동이 깨진 것은 UST의 가치를 보전해주는 루나 시세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UST의 가치가 1달러 아래로 내려가면 가치 보전 코인 루나를 팔아 UST의 1달러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게 UST와 루나의 운용 방식이다. 그런데 루나가 가치 보전 기능을 하지 못할 정도로 급락하자 UST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것이다. 12일 오후 루나는 24시간 전에 비해 95.71% 하락한 0.1814달러에 가격이 형성됐다. 연 이틀을 하루에 90%씩 급락한 루나의 시가총액도 7억3186만달러(약 9433억원)로 UST 시가총액 88억7550만달러(약 11조원)의 10분의1 아래로 떨어졌다. 루나가 UST보다 시가총액이 작아지면서 루나는 UST의 가치를 제어하는 기능을 잃은 상태다.

이번 테라사태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월스트리트의 대형 헤지펀들이 공매도 수익을 위해 루나에 대량매도 공격을 했다는 추정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 20%에 달하는 높은 예치이자를 앞세워 테라 생태계를 키워온 탈중앙화금융(DeFi) 대출 서비스 앵커의 급속한 성장이 이번 사태 촉발의 한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 20%의 높은 이자율로는 서비스를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가들의 지적이 이어지면서, 그렇잖아도 하락장의 불안을 느낀 투자자들이 UST와 루나를 투매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사태 원인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전문가들은 "UST와 루나는 원인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속수무책으로 폭락하고 있다"며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빠른 수습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이고, 사태가 수습되지 않으면 가상자산 시장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를 털어놨다.

ronia@fnnews.com 이설영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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