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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사태에 스테이블코인 규제 목소리 커진다

금융당국, 거래소에 동향 파악 나서
디지털자산기본법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제 방침
美옐런 재무장관 "조속한 법 통과" 촉구
EU, MiCA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제...소비자보호 초점
[파이낸셜뉴스]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루나(LUNA)의 디페깅-폭락 사태로 인해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우리나라 금융당국이 UST·루나 사태와 관련한 동향 파악에 들어갔으며, 이미 국회에 발의된 가상자산 관련 법안들의 내용을 취합해 디지털자산기본법(가칭)을 제정, 스테이블코인을 법에 의해 규제하겠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이미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을 의회에 제출해 놓은 미국 금융당국은 테라 사태를 언급하며 연일 의회를 향해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조기 의결을 요구하고 있다. 유럽, 영국, 일본 등 주요 국도 이미 스테이블코인 규제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이번 테라 및 루나 사태를 계기로 규제 마련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금융당국, 가상자산 거래소 통해 동향파악

테라 사태에 스테이블코인 규제 목소리 커진다
우리나라 금융당국이 테라USD(UST) 및 루나(LUNA) 사태의 피해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한 동향점검에 나섰다. /사진=뉴스1

15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UST 및 루나로 인한 피해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동향점검에 나섰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국내 거래소들이 보유한 UST·루나의 보유 물량, 투자자 수, 폭락사태 원인등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관련 규제내용 담은 이른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해 정무위원회에 기존에 국회에 발의된 가상자산 관련법 13개를 전문가 의견을 첨부한 '가상자산 이용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기본 방향 및 쟁점'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적용해 규제하며, 준거자산 예치·운용, 유동성 등의 규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도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상원에 출석해 "의회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제안을 통과시켜 줄 것"을 촉구했다. 옐런 의장은 의회가 올 연말까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연방 규제안을 승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은 대통령금융시장실무그룹(PWG),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통화감독국(OCC) 등 규제 당국은 지난 해 11월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시장에 미칠 위험성을 진단하고, 규제 필요성에 대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당시 보고서에는 현행 법률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기관만 보호하고 이용자는 보호하지 못하므로 담보에 대한 위험이 존재한다는 내용이 담긴 바 있다. 또한 일부 스테이블코인의 일 거래량이 1000억달러(약 130조원)를 넘는 등 뉴욕증시(NYSE)와 유사하지만 규제를 받지 않아 투자자 보호가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스테이블코인 발행기관에 대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예금보호를 제공하는 대신 규제를 따르게 하고, 스테이블코인 발행기관을 은행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규제 방안을 제안했다.

미국 의회에서는 지난 달 패트릭 투미(Patrick Toomey) 상원의원이 '스테이블코인TRUST(Transparency of Reserves and Uniform Safe Transactions)법'을 발의했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이 증권이 아니라고 명시했으며 △발행자에 의해 법정화폐로 전환할 수 있으며 △법정화폐 같이 고정 가치를 가지며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을 위해선 OCC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EU·英, 스테이블코인 규제 나서

유럽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영국은 테라USD 디페깅 사태 후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연에 따르면 앞서 영국은 재무부와 영란은행이 지난 해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및 유통에 대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규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영국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우선적으로 집중할 것을 밝힌 바 있다.

유럽에서는 일부 스테이블코인만 지급수단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견해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유럽연합(EU) 의회가 가상자산에 대한 맞춤형 규제를 도입하기 위해 도입한 법안인 '가상자산 규제안(MiCA, Markets in Crypto Assets)'에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가 포함됐다. MiCA는 지난 3월 EU의회를 통과했으며, EU위원회의 추가 협상을 통해 최종 결정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스테이블코인 발행기관이 지급준비를 위한 자산 요건을 갖추고 이용자에게 대응하는 자산의 상환권을 부여하는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해 엄격한 규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일본도 최근 엔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앞두고 스테이블코인의 이용자 보호 및 규제 확립을 위해 금융청이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주체를 은행과 송금대행업체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향후 중개업체도 새로운 감독 대상에 추가할 예정이며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자금세탁을 방지하는 내용도 포함시킬 계획이다.

싱가포르 통화청(MAS)은 최근 스테이블코인은 가격변동성이 심한 가상자산과는 달리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밝히며 적절한 규제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활용성이 증가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가 적절하게 이루어진다면 저비용으로 국경을 초월한 지급결제시스템의 수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적절한 규제를 통한 진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