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北 코로나 대유행, 전 세계 방역에도 '악영향'…이유는?

뉴스1

입력 2022.05.15 06:06

수정 2022.05.15 06:06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국가방역체계를 '최대비상방역체계'로 이행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국가방역체계를 '최대비상방역체계'로 이행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0명'이라고 주장하던 북한이 지난 12일 확진자가 나왔다고 처음으로 밝혔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도 전날 주재한 정치국 회의에 마스크를 쓰고 참석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조선중앙TV 갈무리) 2022.5.13/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0명'이라고 주장하던 북한이 지난 12일 확진자가 나왔다고 처음으로 밝혔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도 전날 주재한 정치국 회의에 마스크를 쓰고 참석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조선중앙TV 갈무리) 2022.5.13/뉴스1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않은 채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을 맞닥뜨린 북한이 현 상황을 '건국 이래 대동란'이라고 설명했다. 하루 사이 발열자만 10배 넘게 폭증했고 앞으로 감염자와 사망자가 급격히 늘 전망이다.

이를 북한 상황으로만 볼 게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변이 출현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북한은 백신을 접종하지 못했고 면역력도 갖춰지지 않아 새 변이의 진앙이 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이 경우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제로백신' 북한, 뒤늦게 과학 방역 시사…인명 피해 불가피

14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5월 13일까지 북한 전역의 유열자(발열자)는 52만4440여명이며 그중 28만810여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13일 하루에 전국적으로 17만4440여명의 새 유열자가 발생했으며 21명이 사망해 누적 사망자는 27명이다.

북한은 "현 상황이 통제 불능한 전파가 아니라 봉쇄지역과 해당 단위 내에서의 전파 상황"이라며 아직 자체 역량으로 통제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앞서 김 총비서는 확진자 발생 후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모든 도·시·군들에서 자기 지역을 봉쇄할 것을 지시했다.

북한은 확산의 원인으로 약물 과다복용 등 '과학적 치료 방법'에 대한 무지 때문이라며 과학적 치료 방법 도입을 예고했고, 비축된 의약품을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제사회 지원을 거부한 북한이 충분한 의약품을 확보하지는 못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진단 역량이 부족해 실제 감염자는 북한 발표보다 많을 것이라면서 봉쇄나 통제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종식의 해결책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재확산 등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북한 주민의 70% 이상 감염될 수밖에 없다고 추산했다.

백신을 안 맞은 데다 환자 치료도 어려울 북한 의료체계를 고려하면 대유행으로 인한 사망자는 10만명을 넘어설 것이고 우려했다. 주민들의 건강·영양 상태를 따져봤을 때 관련 직·간접 사망자는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했다.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장(감염내과 전문의)은 "코로나19를 통제하려면 백신 접종을 기본에 깔아야 한다. 1~2주일 봉쇄한다면 감염재생산지수가 떨어질 수 있지만,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말'의 의미가 재확산 가능성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백순영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는 "한두 달이면 북한 내 오미크론 유행은 끝난다. 이 기간 대다수 북한 주민이 빠르게 감염돼, 사망자가 많이 나올 예정"이라며 "접종을 안 했고 의료체계도 갖춰진 게 없으니 사망률은 1%를 상회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북한에서 신종 변이 출현할 수 있어…'남의 일' 아니다


특히 북한 유행 상황을 남의 일로 보면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온다. 북한에서 신종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한다면 전 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코로나19 백신과 필수 의약품 등을 인도적으로 지원할 때라는 근거가 된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3월 발간한 '북한의 코로나19 봉쇄: 현재 상황과 앞으로의 길'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의 다음 변이바이러스 발생 지역 중 하나로 북한을 주목했다.

연구소는 백신이 없는 북한의 방역 상황을 근거로 들었다. 이어 "북한의 낮은 백신 접근성과 면역 불확실성 탓에 새 변이의 진앙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금까지 등장한 주요 변이 대부분이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발생했다.

델타 변이는 2020년 10월 인도에서 처음 보고됐고, 오미크론 변이는 202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생했다. 알파 변이는 영국에서 나타났는데 영국에서 보고될 당시는 백신 접종이 이뤄지기 전이었다.

나백주 서울시립대학교 도시보건대학원 교수는 "접종을 안 한 상태라 북한에서 사망자가 많이 나올 수 있다. 상식적으로 백신과 치료제를 들여와 주민들에게 보급해야 할 텐데, 봉쇄를 유지한다는 북한 방침이 문명사회에서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나 교수는 "그동안 특정 국가의 코로나19 유행은 전 세계적 현상으로 이어졌다. 신종 변이가 출현하고, 또 유입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그래서 전 세계가 협력해 백신·치료제도 나누자는 논리가 생긴 것"이라며 "북한의 유행을 북한 일이라고 볼 수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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