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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괴감 커지는 '스승의 날'…교사들 "교육의 날로 바꾸자"

기사내용 요약
'다시 태어나도 교사 되겠다' 역대 최저 응답
"존중받지 못한다 느껴…학생지도 기피 우려"

자괴감 커지는 '스승의 날'…교사들 "교육의 날로 바꾸자"
[안성= 뉴시스] 지난 2020년 5월 안성시 한 고등학교 교실이 텅 비어 있다. (사진=뉴시스DB). 2022.05.15. photo@naver.com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스승의 날인 15일 주요 교원단체들은 교사 인식조사를 통해 교단의 사기 하락과 자긍심 추락을 우려했다.

바뀐 시대상을 반영해 스승의 날을 교육의 출발점과 진행 과정, 공적 가치를 고민하는 '교육의 날'로 바꾸자는 제안도 해마다 이어지고 있다.

이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이 4월29일~5월6일 전국 남녀 교원 8431명에게 진행한 '스승의 날 교원 인식 설문조사'를 보면, '다시 태어난다면 교직을 선택하겠느냐'는 물음에 긍정 응답률은 29.9%에 그쳤다.

교총이 매년 이맘때 실시하는 이 설문 문항에서 긍정 응답률이 30% 아래로 하락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직무 만족도는 33.6%로 6년 전(70.2%)의 절반 수준이고 '사기가 떨어졌다'는 답변도 78.7%였다.

타 단체들이 발표한 인식조사도 마찬가지 반응이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이 지난 4~11일 남녀 조합원 1787명을 상대로 진행한 인식조사에서 교직 만족도를 물었는데, 절반에 육박하는 46.8%가 만족하지 않는다(5점 만점에 1~2점)고 답변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실천교사)이 지난 8~12일 전국 교원 333명에게 진행한 스승의 날 설문조사에서도 '보람을 느낀다'고 답한 교사는 4.6%에 불과했다. 38%는 '평소와 다르지 않다', 28.9%는 '부담스럽다', 26.4%는 '오히려 자긍심이 떨어진다'는 문항을 택했다.

자괴감 커지는 '스승의 날'…교사들 "교육의 날로 바꾸자"
(출처=뉴시스/NEWSIS)

이처럼 '스승의 날'을 교사 스스로 부정적으로 느끼는 이유는 존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바뀐 문화에 대한 부담도 여전했다.

교총 설문에서 '교권이 잘 보호되고 있느냐'는 물음에 응답 교원 절반 이상(55.8%)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교사노조 조사에서도 부정적 답변(43.4%)이 긍정 답변(34.2%)보다 많았다.

실천교사가 스승의 날을 부정적으로 느끼는 이유를 복수로 조사한 결과 '교원에 대한 보도 및 SNS 등 부정적 여론'(72.3%), '교원을 존중하는 문화가 약화됨'(56.5%), '청탁금지법 시행 후 논란'(45.6%) 등이다.

교원단체들은 그동안 과도한 행정업무와 도가 지나친 학부모 민원에 대한 어려움으로 교사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이로 인한 교육의 질 저하와 교사들의 자괴감에 따른 극단 선택, 교직 포기 등은 우려할 만한 일로 꼽았다.

교총 설문에서는 교권 추락과 사기 저하에 따라 생길 수 있는 문제로 '학생 생활지도를 기피하고 그 관심이 떨어질 수 있다'(38.1%)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학교 발전 저해, 교육 불신 심화'(17.3%), '수업에 대한 열정 감소로 교육력 저하'(14.1%) 등도 우려할 만한 지점으로 꼽혔다.

교사노조는 국민의힘 김웅 의원실의 2019년 25~65세 10만명 당 사망자 자료를 인용, 교사 사망자가 일반인 평균(205명)보다 1.85배 많은 379명이라고 지적했다.

스승의 날을 폐지해야 한다는 요구는 올해도 계속됐다.

실천교사의 설문을 보면, 스승의 날을 교육의 날로 바꾸자는 데 대해 생각을 묻는 문항에 응답자 80.7%가 긍정 답변했다.
이 단체는 스승의 날을 교육의 날로 바꾸자는 주장을 지난 2020년부터 이어오고 있다.

국제교육연맹(EI)에서 정한 세계 교사의 날(10월5일)이 있는 만큼 교사의 날을 그 때 기리고 교육의 취지를 다시 생각해보는 날로 삼자는 설명이다.

한희정 실천교사 회장은 "교사들이 스승의 날을 반가워하지 않는 이유는 시대적, 사회적 변화 때문"이라며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 일상이 된 사회에서 교직을 보는 관점이 다양해졌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교사가 곧 스승이라는 도식에 얽매여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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