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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공공기관 5년 쌓인 거품 확 걷어내길

적자에도 경영은 방만
정책 총대도 사라져야
지난해 공공기관 부채가 약 583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공공기관 부채가 약 583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공공기관의 방만한 경영 실태가 도마에 올랐다. 전체 공공기관 상당수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데도 씀씀이는 헤프기 짝이 없어서다. 17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인 알리오에 집계된 지난해 공공기관의 기관장들의 업무추진비(1인당 평균 1200만원)가 이를 알리는 단면도다. 코로나19 사태로 대외 활동이 위축됐음에도 100개 공공기관의 기관장 업무추진비는 되레 늘었으니 그렇다.

이 정도는 약과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 362곳 중 170곳에서 영업적자를 냈다. 그런데도 지난해 370개 공공기관 직원의 평균연봉(6976만원)이 대기업보다 많고, 중소기업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빚이 쌓이고 있는데도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곳도 부지기수였다. 지난해 5조8000억원 적자를 낸 한전과 코로나19 사태로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한국관광공사까지 이에 가세했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공공기관 인력은 35%(11만5091명) 늘어났다. 그사이 전체 공공기관의 부채는 90조원이 불어나 583조원이 됐다. 덩치는 키웠지만, 국민에게 양질의 보편적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만한 체력은 더 약화된 꼴이다. 공공기관들의 신체충실지수가 이렇게 나빠진 주요인은 자명하다. 탈원전과 비정규직 정규화 등 비현실적 정책의 총대를 멘 결과라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낙하산 경영진이 노조의 눈치를 보느라 성과급 파티까지 벌였으니 '도덕적 해이'란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공공기관 빚은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온다. 전기료 등 공공요금을 인상하거나 세금으로 적자를 메울 수밖에 없다. 새 정부가 대대적 공공기관 개혁에 나선다니 그래서 다행스럽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 하반기부터 공공기관 효율화를 역점과제로 추진한다니 말이다. 공공기관의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려면 당연히 방만한 경영에 메스를 확실하게 대야 한다.


다만 단순한 인력 구조조정을 넘어 민간과 겹치거나 생산성이 떨어지는 공공기관 업무 자체를 민간에 위탁 또는 이양하는 게 맞다고 본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 정부에서 폐기된 공공기관 직무급 도입도 되살려야 한다. 더욱이 윤석열 정부는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경제운용 기조를 표방하고 있지 않나. 그 연장선상에서 지난 5년간 공공기관에 낀 거품을 확 걷어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