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출근길 시위는 전체인구 대비 30%인 장애인을 위한 것." vs "시민들의 동조가 없는 시위는 문제가 있어 대안을 찾아야."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목적으로 출근길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박경석 대표가 장애인 권리를 주제로 서울대에서 강연을 열었지만, 교내 분위기는 엇갈렸다.
서울대학교 공익법률센터는 18일 낮 12시30분쯤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15동 301호 강의실에서 박 대표를 강연자로 초청해 '장애인권, 시혜에서 권리로'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박 대표 이날 강연에서 "우리는 정권과 상관없이 싸워왔다"며 "모든 제도는 선언적 규정에 그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2001년부터 2022년까지 지하철에서 지하철까지 시위를 이어오게 된 이유는 헌법 앞에서 인간의 평등한 가치를 실현시키기 위해 잊혀지지 않기 위한 필사적 투쟁"이라며 "중증장애인 중심의 제도적 개선이 아닌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관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은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됐으며 참석자 50여명 대부분은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이었다.
박 대표는 출근길 시위가 시민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 " 장애인은 또 다른 배제와 격리 속에서 세금을 축내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대한민국 사회의 인식부터 문제"라며 "장애인들이 생각하는 인간은 법 앞에 평등한 헌법 속 가치 속의 인간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아울러 "장애인의 반대를 '정상인'이라고 부르는 시민도 존재한다"며 "우리가 출근길 시위를 외치는 것은 대한민국 전체의 30%에 달하는 장애인을 포함한 교통약자를 위한 운동일 뿐이다"고 주장했다.
참석자 대부분은 2시간가량 진행된 박 대표의 강연에 호응했다. 강연이 끝난 뒤에는 참석자들과 박 대표와의 포토타임도 진행됐다.
◇교내 학생들 취지는 '동감' 방식은 '개선 필요'
하지만 박 대표의 '지하철 시위' 방식의 정당성에 의문을 갖는 학생들이 많았다.
서울대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이모씨(22)는 "안 그래도 캠퍼스에 가려면 지하철역서부터 버스를 타고 들어가야 해서 일찍 나와야 한다"며 예기치 못한 상황이 많아 불편한 점이 종종 있었다"고 하소연했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한모씨(26)는 "출근길 시위에 나서지 않으면 시민들에게 닿지 않기에 나서는 것에 대한 취지는 너무나 공감한다"면서도 "시민들의 동조가 있어야 해결의 발판이 마련되는 만큼 대안적 해결방식을 찾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다만 박 대표 초청에 의문을 품는 학생들은 거의 없었다. 이씨는 "박 대표를 포함해 누가 강연을 진행하든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씨는 "강연 참석에 의무가 동반되지 않는 이상 누가 와서 진행을 하는지, 그리고 강연 자체가 열리는지는 문제가 될 게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장연은 오는 20일까지 매일 오전 7시30분부터 신용산역 3번 출구 횡단보도에서 삼각지역 방면으로 도로행진, 4호선 삼각지역부터 혜화역까지 오체투지 행진을 이어갈 예정이다.
전장연은 지난해 12월부터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벌여왔다. 이들은 장애인권리예산 보장과 장애인권리 4대 법률(장애인권리보장법·장애인탈시설지원법·장애인평생교육법·특수교육법) 제·개정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