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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광주에서 국민통합 강조한 尹대통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18 18:21

수정 2022.05.18 18:21

"오월 정신은 통합 주춧돌"
현실 정치서도 실현하길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42주기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42주기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자유민주주의를 피로써 지켜낸 오월의 정신은 바로 국민통합의 주춧돌"이라고 말했다.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제42주년 기념식에서다. 윤 대통령은 "오월 정신은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며 "그(오월) 정신은 우리 모두의 것이고, 대한민국의 귀중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5·18 기념식 참석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후 첫 지역 일정으로 광주를 선택했다. 국민의힘 의원들, 국무위원들을 대거 대동한 채 전용헬기 대신 KTX 특별열차를 타고 광주로 갔다. 유가족과 함께 5·18 민주묘지 '민주의 문'을 통과한 것은 보수 진영에선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또 참석자 손을 잡은 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대선후보 시절 윤 대통령은 몇 차례 광주를 방문했지만 환영을 받지 못했다. 작년 10월엔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해 거센 항의를 받았다. 그 뒤 사과차 광주 민주묘지를 찾았으나 헌화·분향도 하지 못한 채 사과문을 낭독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때에 비하면 대통령으로 참석한 이번 기념식은 크게 진일보한 것이다.

"오월 정신은 국민통합의 주춧돌"이라는 윤 대통령의 평가는 백번 옳은 말이다. 오월 정신은 특정 지역, 세력을 넘어 '우리 모두의 것, 대한민국의 귀중한 자산'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이렇게 할 때 우리 정치도 통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민주화 이후 어떤 대통령도 국민통합을 이룩하지 못했다. 말로는 통합을 외쳤으나 실제론 보수.진보 두 진영으로 갈려 으르렁거렸을 뿐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주 취임사에서 자유를 수십차례 강조한 반면 통합은 아예 언급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그 대신 지난 16일 국회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에선 초당적 협력과 파트너십, 의회주의를 누누이 강조했다. 이어 5·18 기념사에선 오월 정신을 국민통합과 연결지었다.

현실에선 통합이 말처럼 쉽지 않다. 당장 20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 표결이 실시된다.
인준은 불투명하다. 윤 대통령은 한동훈 법무장관 임명을 강행했고, 다수야당인 민주당은 이를 총리 인준과 연계할 태세다.
진정한 통합을 이루기 위해선 여야 쌍방의 양보와 인내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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