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금리 급등에 보험사 지급여력비율 '빨간불'…회계기준 바뀌면 나아질까

뉴스1

입력 2022.05.19 06:03

수정 2022.05.19 06:03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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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금리가 크게 오르며 보험사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이 떨어지고 있다.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 가치가 떨어진 탓이 큰데, 추가 금리 상승이 예견된 하반기에는 전망이 더 어두울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내년부터 금리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회계 기준이 반영되는 만큼 당국의 유연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1분기 실적을 공시한 보험사들의 RBC 비율이 전체적으로 하락했다.

RBC비율은 보험사가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금을 한 번에 지급할 수 있는 돈이 마련돼 있는지를 평가하는 건전성 지표다.

보험업법에서는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한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RBC비율이 100% 아래를 기록한 회사는 MG손해보험이 유일했지만, 올 3월말 기준으로 DGB생명이 전분기 223.6%에서 84.5%로 급락했다. DGB생명은 올 4월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끝에 108.5%로 끌어올렸다.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 언저리를 맴도는 회사도 상당했다. 농협생명보험은 RBC 비율이 지난해 말 210.5%에서 1분기 131.5%로 79%p 줄었다. 한화손해보험은 235.5%에서 122.8%로 1분기 만에 112.7%p 감소했다. 흥국화재도 146.65%, DB생명도 139.14%로 공시했다.

금리가 오르면 RBC 비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RBC를 높이기 위해 보험사는 자산을 늘려야 하지만 최근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가치가 떨어졌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보험사들이 채권 계정에 따라 10bp(1bp=0.01%p)당 RBC 비율이 1~5%p 정도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내년부터 새 회계기준(IFRS17)과 지급여력제도(K-ICS·킥스)가 도입돼 RBC비율을 대체하게 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자산만 시가로 평가하고 부채는 계약을 맺을 당시의 원가로 평가한다. 하지만 킥스 체계에선 자산과 부채를 모두 시가로 평가해 금리 변동에 따른 외부 요인이 상쇄된다.


즉 RBC 비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보험사의 구조적 문제보다는 금리 상승기에 따른 영향이 크다는 주장이다.

보험업계는 킥스를 조기 도입하거나, RBC비율 하락 시 건전성 개선 조치를 유예하는 등 금융당국이 유연하게 대응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상승 영향으로 RBC비율 하락이 크게 이슈가 되고 있지만 내년부터 IFRS17이 도입되면 상황이 안정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