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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연료값 폭등에 전력도매값 2배...'발전사 이익 커져'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19 15:28

수정 2022.05.1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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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1분기 7조8000억 손실
민간발전사는 전력도매가격 2배 수익
전력 공공성 강화 정책방향 필요
서울시내 전력량계. /사진=뉴시스화상
서울시내 전력량계. /사진=뉴시스화상
국제 연료값 폭등에 전력도매값 2배...'발전사 이익 커져'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고 등으로 국제 연료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따라 전력도매가격이 전년대비 2배 수준으로 올라 한전은 1·4분기 7조8000억원 규모의 사상최대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전력도매가격은 오르는데, 한전이 전기요금 인상은 억제돼 민간발전사업자만 배불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은 연료비가 '0원'이지만 전력도매가격으로 대금을 지급받아 액수가 전년대비 약 2배 증가할 전망이다.

한전 적자는 결국 국민 부담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어 민간의 과도한 이익을 규제해 공공성을 강화하는 정책방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제 연료가격 급등
한전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요 회복,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공급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국제 연료가격은 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주요 연료가격 추세를 보면 유가(두바이유)는 2021년 배럴당 69.4달러에서 2022년(5월 현재까지 평균) 97.8달러로, 천연가스(JKM) 가격은 2021년 열량단위(MMBtu)당 18.5달러에서 2022년 30.2달러로 올랐다.

유연탄(뉴캐슬탄)은 2021년 t당 138.4달러에서 2022년 276.6달러로 상승했다.

연료가격 상승으로 2021년 연 평균 94.3원/kWh였던 전력도매가격이 2022년 평균 181.5원/kWh로 2배가량 상승했다.

한전은 최대규모 손실, 민간발전사는 최대규모 이익으로 국민부담 가중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1·4분기 한전 영업적자 규모는 7조8000억원, 영업이익률은 -47.3%로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적자인 2021년 연간 영업적자(5조9000억원)을 이미 상회했다.

반면 2019년 이후 꾸준히 영업이익률 10% 이상 유지하는 주요 민간발전사는 올해 1·4분기에 역대급 호실적이 예상된다.

공시에 따르면 주요 민간발전사의 올해 1·4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이미 과년도 연간 영업이익 규모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난다.

신재생 발전사업자들도 연료비가 '0원'임에도 불구하고 전력도매가격으로 대금을 지급받으므로 올해 지급받는 금액은 전년대비 약 2배 증가가 전망된다.

■"민간 발전사 초과이익 제한해야"
해외는 이미 연료가격 폭등에 대응해 자국민 보호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이미 시행되고 있다. 연료가격 급등에 따라 취약계층 보조금 지원, 전력회사 재정지원, 세금감면 등을 시행 중이다.

이탈리아는 취약계층 지원금 및 에너지 다소비 기업 세금공제에 80억유로(10조6000억원) 규모 추가 예산을 편성했으며 프랑스는 소매요금 인상 제한을 위해 전기요금 내 에너지 소비세를 95% 인하했으며, 전력회사 EDF의 재무개선을 위해 27억유로(3.6조원)를 추가 출자했다. 또한 네덜란드는 에너지 관련 각종 세율 인하조치를 단행했다.

초과이익 직접규제 조치도 시행 중이다. 스페인은 10MW초과 비화석연료 발전기에 대해서 가스가격이 일정 수준을 넘는 경우 수익의 90%를 환수하는 긴급조치를, 이탈리아는 신재생 발전기에 대해서 초과이익을 환수하고 이익이 과도하게 증가한 에너지기업은 25%의 횡재세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스페인-포르투갈은 연료비용 상승을 억제하고 전력시장가격 완화를 위해 일시적으로 발전용 천연가스 가격 상한을 두는 것을 논의 중이다. EU는 러시아 가스 파이프 라인이 폐쇄되는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유럽 가스 거래소의 가격상한을 설정하는 등 유럽 전체 가스가격에 대한 일시적인 규제를 검토 중이다.

우리도 현재 전력시장에서 전기소비자 보호를 위한 '정산상한가격'제도를 운영 중 이지만 이 제도는 2014년 발전설비 부족으로 인한 가격폭등을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국제 연료가 상승으로 연료비 자체가 폭등할 경우에는 대응할 수 없다.

한전 적자는 결국 국민 부담으로 전가될 수 밖에 없다. 최근과 같은 연료가격 폭등시기에는 민간의 과도한 이익을 규제하여 공공성을 강화하는 정책방향이 국가 부담을 줄이고 전기소비자의 부담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전은 "전기요금 정상화도 필요하지만, 국민 부담이 더 누적되기 전에 연료관련 세금 인하, 전력도매가격 규제 등의 비상조치를 긴급하게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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