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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1분기 원재료 구매비 1조 증가… 車값 또 오르나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19 17:58

수정 2022.05.19 17:58

현대차, 판매 감소에도 최대매출
원자재 급등에 판매 가격 올린탓
부품업체 납품단가 인상 추진
완성차 신차 가격 더 밀어올릴듯
현대차 1분기 원재료 구매비 1조 증가… 車값 또 오르나
올들어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현대자동차의 지난 1·4분기 원재료 구입비용이 지난해 동기 대비 1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가 1·4분기 기준 사상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판매 감소와 원가부담 증가라는 2중고를 겪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원재료 비용 증가가 향후 신차 가격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19일 현대차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국내·외 자동차 부문 원재료 매입액은 총 15조6860억원이다. 이 중 부품비용이 14조6874억원으로 91.6%를 차지했고 원부자재는 9986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부품과 원부자재 비용 모두 증가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4분기 부품비용이 13조6835억원, 원부자재 비용이 9587억원 등 총 원재료 매입액이 14조6422억원을 기록했다. 결국 올해 1·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조438억원의 구입비용이 늘어난 셈이다.

이 같은 비용상승은 글로벌 원자재 가격 급등이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알루미늄, 구리, 플라스틱 가격이 지난해 보다 모두 올랐다. 현대차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t당 2480달러였던 알루미늄 가격은 올해 1·4분기 3280달러로 32.26% 올랐고, 같은 기간 구리 가격은 t당 9317달러에서 9997달러 7.30% 상승했다. 지난해 1·4분기 t당 1114달러였던 플라스틱 가격은 올해 t당 1187달러로 소폭 높아졌다. 2020년과 비교하면 상승폭은 더 커진다. 2년만에 알루미늄은 92.49%, 구리는 61.74%, 플라스틱은 24.29% 급등한 상태다.

통상적으로 완성차업계에서 자동차 매출액 대비 원재료 매입액 비중은 70% 수준이다. 현대차의 1·4분기 판매량은 90만294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9만6883대 줄었다. 판매 감소와 원재료 가격 상승속에 1·4분기 기준 사상최대 매출을 올린 것은 결국 판매가격의 상승 덕분이다.

하나금융투자 송선재 연구원은 "최근 원재료가 급등은 해당 분기 원가율을 소폭 상승시키고, 이 가격들이 3개월 이상 상승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부품사들의 납품단가를 통해 완성차 원가로 반영된다"면서 "1·4분기 부품업체들이 원재료가 상승을 통해 수익성이 하락했는데, 2·4분기 이후 납품단가에 이를 반영하기 시작하면 완성차들의 원가율 상승폭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증가하는 원가율을 판매가격에 전가하지 않으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실제로 완성차업체들은 원재료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신차나 연식변경 모델 출시에 맞춰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현대차는 전일 출시한 '더 뉴 팰리세이드'의 가격을 이전 모델 대비 200만~400만원 인상했고, 이달 내놓은 2022 그랜저 판매가도 81만~192만원 올렸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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