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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로 정시확대 어렵다더니… 자사고는 존치에 무게

尹 공약이었던 '정시 확대'
국정과제서 빠진 이후 무산
대신 대입제도 개편에 집중
2024년 2월 새 제도 나올듯
고교학점제는 계획대로
2023년부터 단계 적용 예고
윤석열 정부의 '정시 확대' 공약이 사실상 무산됐다. 지난 3일 발표된 국정과제에서 제외된 데 이어 윤석열 정부에서도 현행 유지 입장을 밝힌 것. 이같은 결정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고교학점제의 큰 틀을 깨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교학점제 추진에 정시 확대 어려워

19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최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시 확대 관련 질문을 받고 "정시 확대는 교육현장에서 사교육 증가, 고교교육 내실화 저해 등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곧 출범할 국가교육위원회에서 공론화를 거쳐 2024년 2월을 목표로 새 대입제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선 당시 '수능으로 선발하는 정시 모집인원 비율 확대'를 공약했다. '부모 찬스' 없는 공정한 대입제도를 만들겠다며 이를 실현할 방안으로 정시 확대를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 3일 발표된 새 정부 국정과제에는 포함되지 않았고 이날 장 차관의 발언으로 '정시 확대' 대신 대입제도 개편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석열 정부의 이같은 판단은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교학점제 때문으로 보인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 따르면, 새 정부는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도입을 예고하고 있다.

연차별 이행계획에 2023학년도부터 고교학점제를 단계적으로 적용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적용을 위한 단계적 이행계획'과 같다. 결국, 이행계획서대로라면 이전 정부의 고교학점제 로드맵(단계별이행안)에 따라 윤석열 정부에서도 2025년에 제도 전면도입이 이뤄지는 셈이다.

이에 새 정부는 고교학점제를 예정된 일정대로 추진하되 제도 보완을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대입제도 개편에 초점

고교학점제 도입과 충돌이 예고된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 등은 존치 가능성이 높아졌다. 장 차관은 "학생 선택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고 말해 존치 방침을 시사했다.

하지만 고교학점제와 자사고 등은 서로 충돌이 불가피하다. 고교학점제는 고등학생이 대학 강의에서처럼 진로와 적성을 고려해 과목을 선택해 듣고 이수학점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하는 제도다.

상대평가로 성적을 산출하면 진로와 적성보다는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는 과목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어 이를 막기 위해 성취평가제(절대평가)를 도입한다.

문제는 내신 성적을 절대평가로 산출하면 통상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몰려 있어 자사고 등의 단점으로 꼽혀온 내신 불리 문제가 사라지게 돼 이들 학교의 인기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고교학점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데다 교육 양극화도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만약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 존치 등을 확정한다면 이를 위한 시행령 개정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정부에서의 교육부는 '정시확대'가 아닌 교육과정 개편에 무게를 실을 전망이다.
올 하반기 확정·고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2022 개정 교육과정과 이에 맞춰 2028학년도부터 적용될 새로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등 대입제도 개편안이 2024년 발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중학교 1학년 학생부터 대입을 어떤 식으로 준비해 2028년 대학에 입학할지, 또 전국의 초·중·고등학생들이 2024년부터 어떤 식으로 학교 교육을 받게 될지가 새 정부의 결정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아울러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지방 대학 위주로 심각한 재정 위기를 겪는 만큼, 고등교육 개혁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도 교육계에 관심이 쏠린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