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우크라 지원 무한정 지속 못해…해결 목표 분명히 해야" NYT 사설

뉴시스

기사내용 요약
미와 서방, 협상 통한 해결 목표 분명히 하고
우크라 정부는 '영토 양보 힘든 결정' 내려야

[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을 지나고 있다. 2022.05.18.
[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을 지나고 있다. 2022.05.18.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예상 밖으로 군사적 능력이 취약한 것이 드러나면서 우크라이나전이 길어지고 있다. 보급과 지휘능력이 크게 떨어져 고전하는 러시아군이지만 압도적 무장과 병력으로 우크라이나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사설에서 미 의회가 400억달러(약 50조6800억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해 이같은 초당적 지지가 계속되기 힘들다며 미국이 장기화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처하는 전략을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에이브릴 헤인즈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최근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앞으로 몇 달 동안이 상황이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측하기 어려운 전례없는 상황 악화"가 발생할 수 있으며 러시아의 핵공격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심각한 위험이 대두하고 있음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 미국인들에게 미국이 전쟁에 계속 관여할 것인지 분명한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지난 3월 상원 군사위원회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전할 메시지는 다음과 같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쟁이 아무리 길어지더라도 우크라이나는 해방될 것이다. 러시아의 일방적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는 지원을 받아야 하며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을 주도해 블라디미르 푸틴에게 영토 확장 야망을 무산시킬 것임을 과시해야 한다.

이같은 목표는 아직 바뀌지 않았다. 동시에 협상을 통한 평화를 위해 우크라이나가 힘든 결정을 내리게 되더라도 미국이 러시아와 전면전을 벌이는 것은 최선이 아니라는 사실도 그대로다. 그러나 새로운 변수들이 등장함에 미국의 목표와 전략이 무엇인지 갈수록 애매해지고 있다.

예컨대 우크라이나 주권을 유지하면서 미국 및 러시아가 관계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이 노력하고 있는가? 아니면 미국이 러시아를 영구적으로 약화시키려 하고 있는가? 미 정부의 목표가 블라디미르 푸틴을 제거하는 것으로 바뀐 것인가? 미국은 푸틴에게 전쟁 범죄자로 처벌하려는 것인가? 전쟁 확산을 막는 것이 여전히 목표인가? 그렇다면 러시아군을 살상하고 함정을 격침하는 정보를 제공한 것을 자랑하는 건 어째서인가?

이런 의문에 명확한 답이 없다면 백악관은 인명과 생활고가 길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국익은 물론 유럽 대륙의 항구적 평화와 안보를 위험에 빠트리고 있는 것이다.

멀리 떨어진 미국이 무한정 지원하는 것은 지속되기 어렵다. 미국 유권자들로선 우크라이나보다 인플레이션과 전세계 식량 및 에너지 시장의 혼란 악화가 더 큰 문제다.

현재의 전황이 혼란스럽다는 것이 미 정부가 명백한 목표를 설정하지 못하는 이유일 수 있다. 그러기에 더욱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유권자들에게 오는 11월이 되기 훨씬 전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민주주의에 대한 지원이고 침공에 맞서는 나라들의 방어 권리에 대한 지원임을 명백히 해야 한다. 비록 평화와 안보가 아직 눈에 잡히지 않는 상황이라도 말이다.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유럽의 지원에 힘입어 러시아에 맞서 큰 성공을 거둬 러시아를 침공 이전 위치로 격퇴하도록 기대하는 건 혹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그런 걸 기대하면 위험하다.

우크라이나가 2014년 러시아에 점령당한 영토를 회복할 정도로 러시아에 결정적으로 승리하길 바라는 건 비현실적이다. 러시아군이 무능력하긴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물러서기엔 이미 너무 깊이 발을 담갔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이미 군사적으로 경제적으로 깊숙히 발을 들였다. 비현실적 기대 때문에 희생이 커지고 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 러시아군은 무능력하지만 우크라이나에 전례없는 피해를 입힐 수 있으며 여전히 핵을 보유한 초강대국이다. 푸틴은 편협하고 취약한 폭군이지만 협상을 통해 해결하려는 의도를 거의 보여준 적이 없다. NYT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3개월 전쟁 어느 때보다 달라진 상황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푸틴이 "권좌에 있어서 안된다"는 바이든 대통령이나 러시아가 "약해져야 한다"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나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때까지" 미국이 지원할 것이라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발언 등 호전적 언사는 지원의지를 강조하려는 것이었다지만 협상을 어렵게 만들었다.

궁극적으로 우크라이나가 힘든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국민들이 목숨과 재산을 잃고 있는 전쟁의 당사자로서 전쟁을 어떻게 끝내야 할 지를 결정해야 한다. 협상이 이뤄지면 우크라이나 지도자들은 영토를 양보하는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한다.

미국과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화력 등을 지원할 것임을 입증했다. 전쟁이 어떻게 끝나더라도 미국과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가 재건하는 것을 도와야 한다.

그러나 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국민들에게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와 맞서는데 있어 무기와 자금, 정치적 의지 면에서 한계가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수단과 능력, 우크라이나가 감당해야 하는 피해 등에 대한 현실적 판단을 근거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같은 현실이 고통스럽겠지만 일방적 양보를 뜻하진 않는다. 정부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환상적인 "승리"만을 추구해선 안된다. 러시아는 앞으로 몇 년 동안 고립되고 경제적 제재를 받을 것이며 푸틴 대통령은 학살자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도취에 빠져 조롱하기보다 책무를 다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면서 21세기 지구촌에서의 지위를 시험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 지위를 결정할 수 있는 행운을 맞은 동시에 의무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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