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단단한 한·미 기술동맹, 제2 도약 이룰 기회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20 20:11

수정 2022.05.20 20:11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 첫날인 20일 경기도 평택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찾았다. 평택 캠퍼스는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공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동행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안내를 맡았다. 윤 대통령은 "오늘 방문을 계기로 한미관계가 첨단기술과 공급망 협력에 기반한 경제 안보 동맹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한·미 기술동맹의 신기원이 열렸다. 향후 전기차, 배터리, 인공지능(AI), 바이오 등으로 협력 대상을 넓힐 수 있다. 더욱 단단하고 촘촘한 한·미 기술동맹은 한국 경제가 도약할 수 있는 기회다.

 
미국은 중국 견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라는 거친 무기를 사용했다. 여기에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급망 재편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추가했다. 방식은 다르지만 중국의 부상을 막아야 한다는 점에선 두 사람의 행동이 일치한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이 발달한 한국은 대중 견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카드다. 반도체의 경우 미국은 한국, 일본, 대만과 함께 이른바 '칩4 동맹'을 구축하려 한다.

 
한국 입장에서도 미국과 기술동맹을 맺는 게 탁월한 선택이다. 미국 기술력은 압도적인 세계 1위다.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반도체를 보라. 갈수록 중요도가 높아지는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인텔, 퀄컴,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들이 꽉 잡고 있다. 또한 코로나 사태에서 보듯 미국이 가진 첨단 바이오 신약, 치료제 개발 능력은 다른 나라가 흉내내기 어렵다. 미국은 원천기술에 장점이 있다. 한국은 생산능력이 뛰어나다. 두 나라가 손을 잡으면 말그대로 윈윈이다.

 
한·미 양국이 가까워지면 중국이 신경을 곤두세운다. 바이든 방한을 계기로 한국은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동참할 계획이다. 중국은 IPEF를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 견제망으로 보고 민감하게 반응한다. 우리가 일부러 중국을 자극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중국을 의식해 미국과 거리를 두는 것은 어리석다. 안보, 경제, 기술 어느 측면을 보든 한국은 미국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맺는 게 바람직하다. 두 나라는 정치 다원주의, 언론자유, 인권 등 민주적 가치도 공유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정의선 현대차 회장을 만나 대미 투자에 감사의 뜻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건립에 70억달러(약 8조9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전기차 시장이라는 점에서 현지 투자 확대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이 또한 단단한 한·미 공조를 보여주는 사례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도약과 빠른 성장은 과학과 기술, 혁신에 의해서만 이뤄낼 수 있다"며 "과학 기술의 진보와 혁신을 이뤄낸 많은 나라들과 협력하고 연대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기술·혁신을 말할 때 미국을 빼놓을 수 없다.
윤 정부가 도약과 빠른 성장으로 가는 플랫폼으로 한·미 기술동맹을 최대한 활용하기 바란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