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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尹·바이든 원전 공조, 무너진 생태계 복원할 기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22 18:50

수정 2022.05.22 18:50

러·중 맞서 수출 손잡기로
세계 최고 기술력 살려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정상 환영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정상 환영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스1
2박3일간(20~22일)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풍성한 열매를 맺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것 중 하나가 한미 원전동맹이다. 이번 회담을 통해 두 나라는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됐다. 원전 협력은 그 알찬 열매다.
21일 공동성명에서 양 정상은 "원자력 협력을 더욱 확대하는 한편 선진 원자로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과 전 세계적 배치를 가속화하기로 공약"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도 "신형 원자로 및 SMR의 개발과 수출 증진을 위해 양국 원전 산업계가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한미 원전 공조는 윈윈 전략이다. 현재 세계 원전시장은 러시아와 중국이 주도한다.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 사고 이후 원전 산업이 정체됐다. 한국은 문재인 정부 5년간 탈원전 정책을 편 여파로 원전 생태계가 많이 무너졌다. 2009년 이명박 정부 때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을 수주한 뒤 추가 수주는 전무하다. 한미 공조는 러시아·중국을 견제하면서 양국이 원전 수출 경쟁력을 회복할 좋은 기회다.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는 SMR 분야에서 두 나라는 기술력이 앞서 있다.

SMR에서 양국 간 협력은 이미 진행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 GS에너지, 삼성물산, SK 등은 미국 뉴스케일파워, 테라파워 등과 손을 잡았다. SMR은 용량 300㎿ 이하의 소형 원전으로, 비용은 낮고 안전은 탁월한 차세대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윤 대통령은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통해 원전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기술력을 복원할 계획이다. 여기에 한미 공조를 통한 수출 기회까지 생기면 새 정부의 계획은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한미 정상이 "탄소제로 전력의 핵심적이고 신뢰할 만한 원천이자, 글로벌 에너지 안보 증진을 위한 필수적인 부분으로서 원자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이는 원전을 탄소감축 수단으로 인정한 유럽연합(EU) 등 국제적 흐름과도 일치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석유·가스·석탄 등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에너지 안보의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를 보완한 수단으로 원전만 한 게 없다.
자원빈국인 한국이 원전을 마다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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