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한·미 기술동맹 뒷받침한 삼성전자와 현대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22 18:50

수정 2022.05.22 18:50

바이든, 통큰 투자에 사의
회담 성공에 윤활유 역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전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환담을 가진 후 기자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전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환담을 가진 후 기자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22일 함께한 자리에서 대규모 추가 투자계획을 밝혔다. 로보틱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인공지능(AI) 등과 관련된 미국 현지 기업에 2025년까지 50억달러(약 6조3000억원)를 투자한다는 내용이다. 전날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55억달러를 들여 전기차 전용공장과 배터리셀 공장 등 전기차 분야 생산거점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방한기간 현대차로부터 총 105억달러 투자선물을 받은 바이든 대통령은 "현대차 덕분에 미국의 전기차, 미래산업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정 회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정 회장의 통 큰 투자는 현대차 미래비전을 위한 과감한 행보의 일환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전기·수소차로 급격한 재편기를 맞았다. 퍼스트무버가 되기 위한 현대차의 승부는 필사적이다. 전기차 전용공장을 미국에도 짓는 것은 시장을 넓혀 선두로 가기 위한 과정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세계시장에 전기차 323만대 판매, 점유율 12% 달성 목표를 세웠다. 그해 미국 판매량 목표치가 84만대다. 바이든 대통령은 조지아 전기차 새 공장으로 8000개 일자리가 창출됐다며 뿌듯해했다. 일본으로 출국하기 직전 빠듯한 시간을 쪼개 정 회장을 단독면담으로 대우한 것도 이런 이유다.

현대차는 정 회장 체제 아래서 단순히 자동차를 파는 회사를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UAM, AI 등 신사업 분야 성공을 위해선 선진 원천기술 확보가 시급하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약속한 이 분야 50억달러 투자는 이를 위한 비용이다. 미국 기업과 현대차 서로에게 윈윈이 될 수 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경쟁력 있는 기업의 전략적 가치를 일깨워준 자리로서 의미도 남달랐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일정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안내한 평택 삼성반도체 공장 방문에서 시작해 정의선 회장과의 단독 면담으로 끝났다. 21일 저녁에 열린 만찬엔 기업 총수들이 총출동했다. 중요 의제 역시 경제, 기술 분야가 비중 있게 다뤄졌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 발표된 공동성명에 따르면 양국은 반도체, 배터리, AI 등 핵심기술에 대해 협력하고 지속가능한 글로벌 공급망을 위해 공조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국의 국가안보실 간 경제안보 대화 출범, 정례적인 장관급 공급망 기구를 만들기로 했다. 세계무대에서 통하는 기업 덕분에 한미동맹이 안보를 넘어 더욱 단단한 기술동맹으로 격상됐다.

경제단체는 일제히 환영 논평을 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1일 "한미 경제 안보동맹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한미 경제협력 강화를 위해 경제계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회담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양국 기업들이 실감하게끔 행동하는 동맹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한미 관계는 글로벌 전략동맹으로 올라섰다.
이를 뒷받침한 게 기업이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