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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지나면 D·R 공포 온다… 짙어진 ‘저성장 국면’ 우려" [경제전문가 좌담회]

글로벌 경제 스태그플레이션 진단과 정책 대응
허용석 원장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高’ 상황... 롤러코스터 하향국면 정점에 있어
김흥종 원장
금리상승·공급망쇼크·팬데믹 영향... 글로벌 성장동력 없이 리세션 갈 수도
김영익 교수
금리인상은 모든 경제주체에 영향... 선별투입된 재정, 물가 영향 안줄것
강인수 교수
추경 재난지원금 손실보상 소급 관건... 국가 신용등급·재정건전성 감안해야
경기불황 속 물가상승이 지속되는 스태그플레이션(S) 공포가 'D(디플레이션)'와 'R(리세션)'의 공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즉 전반적이고 장기적 물가하락과 경제침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진단이다. 국내 주요 경제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지속되는 물가상승 수준이 알려진 것보다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동월 대비 4.8%에 이르지만, 실질적으로는 7% 수준에 달할 수 있다는 평가다. 물가상승률을 산정하는 기준에 미국과 같이 주택 가격 등 주거비를 포함할 경우 7%대로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4월 미국의 물가상승률(8%대)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와 관련, 저성장 국면에도 주목했다. 참석자들은 우리 경제가 성장 하방국면에 진입했다는 데 공감하면서 경제가 저점을 언제 찍었을지에 주시했다. 성장률 수준에 따라 저성장과 스태그플레이션 수준을 다르게 진단해야 한다며, 정부가 정교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파이낸셜뉴스가 최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및 스태그플레이션 진단 및 향후 정책적 대응' 경제전문가 좌담회에서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허용석 현대경제연구원장, 강인수 숙명여대 교수, 김영익 서강대 교수는 경기진단과 정부 정책을 조언했다.

―최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높다. 현 경제상황에 대한 총론은.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세계경제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4.6%로 예상했다. 올해 5월 수정 전망에서는 이를 3.5%로 1.1%p 많이 낮췄다. 첫 번째가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 금리상승기에 경기에 정확하게 잘 대응하는 게 어렵다. 두번째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 공급망 쇼크가 발생했다. 세번째 코로나19 팬데믹이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날 수 있고, 중국 도시봉쇄 등 충격 영향도 크다. 전 세계적으로 새 성장동력이 없어 그냥 리세션(경기후퇴 초기과정)으로 갈 수 있다. 글로벌과 국내가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 성장전망이 매우 불투명하다.

허용석 현대경제연구원장
허용석 현대경제연구원장

▲허용석 현대경제연구원장=롤러코스터에 비유하면 (현재 경제는) 하향국면의 정점에 와 있다. 하방국면으로 진입은 불가피하다. 다만 폭이 얼마가 될까가 문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3.1%에서 2.8% 정도로 낮췄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2.6%로 더 낮췄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2.5%와 유사한 수준이다. 현재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로 만만한 상황은 아니다. 이게 슬로플레이션(경기회복 속도가 더디고 물가만 치솟는 현상)으로 가느냐 아니면 마이너스 성장인 스태그플레이션까지 갈 거냐 그런 차이만 있다.

김영익 서강대 교수
김영익 서강대 교수

▲김영익 서강대 교수=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각 경제주체의 부채가 너무 쌓였다. 모든 자산에 쌓인 거품이 금리인상으로 버틸 수 없는 상황이다. 채권시장 거품이 무너졌고, 지금은 주식시장이 붕괴되는 과정이다. 특히 주택시장 거품이 내년께 붕괴되면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 미국 1·4분기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물가는 8%대여서 인플레이션에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넘어가는 단계다. 거품붕괴가 이어지면 내년 하반기 스태그플레이션보다는 디플레이션(전반적이고 장기적인 물가하락)이 많이 나올 것이다.

강인수 숙명여대 교수
강인수 숙명여대 교수

▲강인수 숙명여대 교수=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고유가나 고물가, 원자재 가격 상승 이런 것들이 금년 하반기 정도 진정될 가능성이 좀 많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맞다. 하지만 앞서 미국 경제성장률이 1·4분기 -2.4% 정도 나왔다. 당초에 한 1%대 초반 성장률로 예상했다. 그래서 완전히 침체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지만 지금은 반반인 것 같다. 약간의 노이즈 성격도 있어 2·4분기나 3·4분기 잡음이 좀 제거되고 구체적인 혼란들이 다소 진정될 가능성도 있다. 과거에도 비관적인 경제예측이 잘 맞지 않은 적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물가를 가장 큰 문제로 언급했다. 심화되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의견은.

▲김 교수=우리나라 성장률 저하는 구조적인 문제다. IMF가 발표한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1980년부터 2009년까지 세계 평균 3.4%였다. 당시 우리나라는 7.0%였다. 그런데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는 세계 평균이 3.3%인데 우리나라는 3.0%다. 현재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추정해 보면 1.9% 정도 나온다. 미국은 2%다. 우리가 앞으로 5~10년은 선진국보다 낮은 성장을 할 것이다. 지금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발생했는데 금리인상, 통화긴축으로 경제성장률이 더 떨어진다. 물가상승은 향후 둔화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경기침체는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더 심할 것이다.

▲김 원장=물가는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를 구분해 봐야 한다. 생산자물가가 높은 만큼 소비자물가가 올라가는 나라는 미국이다. 그 반대의 나라는 일본으로 생산자물가가 소비자물가에 전가가 안된다. 우리는 그 중간이다. 그래서 우리 물가대책은 결국 생산자물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하고, 두 번째는 수요관리 정책을 해야 한다. 총수요를 억제하려면 금리를 올려야 한다. 다만 미국 금리인상에 기계적으로 같이 올리진 말아야 한다.

▲허 원장=물가상승 원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유동성 문제, 또 하나는 공급 측 요인이다. 유동성은 코로나19 위기 과정에서 너무 풀렸다. 코로나19 위기 때는 2년에 걸쳐서 금융위기 때보다 10배 이상의 돈이 풀렸다. 유동성이 짧은 기간에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물가가 불안한 건 당연하다. 미국이 물가를 잡고, 유동성을 축소하는 데 실기했다. 미국 200년 역사에서 물가상승률이 5%를 넘긴 적은 6번밖에 없다. 현재 8%대는 굉장한 쇼크다.

▲강 교수=공급망 사태로 공급이 줄고, 코로나19 이후 수요도 늘어 2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초과수요 상황이 됐다. 수요는 코로나19 회복 국면에서 일시적으로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공급은 우크라이나 사태, 공급망 차질, 물류대란 등으로 물가가 많이 오르는 일종의 스태그플레이션을 촉발했다. 우리나라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동월 대비 4.8%다. 미국이 4월(8.3%)에 비하면 양호해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인플레이션을 계산하는 방법이 미국과 우리나라는 다르다. 우리나라는 물가에 주거비가 10%도 안 되게 들어가 있는데 미국은 32% 정도다. 우리도 제대로 반영하면 소비자물가지수가 한 2%p 더 올라갈 것으로 추정된다.

―물가상승 관련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엇갈리고 있다는 데 대한 견해는.

▲김 교수=(엇갈리는 두 정책을) 어느 정도 정부는 지금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 경제 차별화가 너무 심화됐고, 모든 경제주체에 영향을 준다. 재정은 여기에 선별 투입해야 한다. 그러면 물가에 영향은 안 줄 것이다. 금리인상은 중소기업이나 가난한 사람 등 모든 경제주체에 영향을 미친다. 재정은 미시적 정책으로 사각지대에 선별적으로 투입해야 한다. 그러면 물가에 크게 영향을 안 주리라고 본다.

▲김 원장=코로나19 타격이 선별적으로 집중됐다. 취약층 지원은 재정정책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추경이 오히려 통화정책 정상화에 숨통을 터준다. 추경으로 타기팅된 재정정책 지원을 하고, 그다음에 경제 전체에 영향을 주는 금리 등 정책은 적절히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불가피하게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데 이에 대한 보완재성으로 추경이 필요하다.

▲허 원장=추경이 물가하고 엇박자 아닌가라는 측면에서는 나도 긍정적으로 본다. 첫 번째로 일단 국채 발행이 없다. 일단은 엇박자가 아니라는 데 점수를 주고 싶다. 두 번째는 지출 구조조정을 해 취약계층을 지원했다. 정책의 일관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추경은 안 쓰는 게 좋지만 취약계층을 위해 쓰는 추경은 부득이하다.

▲강 교수=추경의 재난지원금이 일회성인지, 손실보상을 소급해서 주는 것인지가 관건이다. 자영업자와 관련 종사자까지 1000만명 정도인데, 재난지원금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금리가 보완적인 성격을 갖겠지만, 재정건전성 문제는 우리나라 평가가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 재난지원금 지금은 이미 습관적으로 해왔다. 국가 신용등급, 재정건전성 등을 감안해 추경을 해야 한다.

정리=jiany@fnnews.com

연지안 임광복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