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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나이팅게일, 디지털 플랫폼 정부 그리고 통계청

김현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29 12:29

수정 2022.05.29 12:29

[차관칼럼]나이팅게일, 디지털 플랫폼 정부 그리고 통계청


[파이낸셜뉴스] 백의의 천사로 알려진 나이팅게일이 뛰어난 통계선구자이며 영국 왕립통계학회의 최초 여성회원이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나이팅게일은 크림전쟁에서 간호 활동을 하면서 야전병원의 입원, 부상, 사망원인 등에 관한 내역을 통계로 세밀하게 작성해 분석했다. 그녀는 당시 야전병원의 열악한 위생환경이 생존율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발견해 병원과 주변의 위생을 개선한 결과, 야전병원 환자 사망률을 42%에서 2%로 감소시켰다. 이 사례는 통계가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고, 우리 삶을 개선시킨 사례로 종종 인용되고 있다.

지난 5월10일 새 정부가 닻을 올렸다. 새 정부 출범 전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는데, 일 잘하는 정부를 만들기 위해 ‘모든 데이터가 연결되는 세계 최고의 디지털플랫폼 정부 구현’이라는 국정과제가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플랫폼 정부가 구현되면 국민과 기업에는 맞춤형 행정서비스와 새로운 혁신의 기회를 제공하고, 정부에게는 관행과 경험에 의존한 그간의 업무수행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과학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나이팅게일의 사례와 같이 통계청은 각종 의사결정 지원을 위해 통계를 생산하고 제공하는 것을 기본 역할로 하고 있다.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가장 맥을 같이하는 업무를 수행해 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통계생산과 서비스라는 본연의 업무를 중심으로 디지털플랫폼 정부 구현을 위해 앞으로 통계청이 중점 추진하고자 하는 두 가지 역할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공공과 민간부문이 가지고 있는 각종 데이터의 연계·활용을 통해 의사결정에 유용한 통계정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통계청은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에 앞서 여러 기관의 연금데이터를 하나의 기준으로 묶어, 연금현황에 대한 입체적인 분석을 가능케 하는 ‘포괄적 연금통계’ 개발을 추진하고자 한다. 기초연금, 직역연금,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에 대한 정보와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 사적연금에 대한 정보를 개인이나 가구 기준으로 집계해 국가적인 노후 소득보장체계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통계청이 허브 역할을 해 가계부채 대책 지원을 위한 ‘가계부채 통계’를 개발하는 등 과학적 국정운영의 출발점이 되는 통계 데이터를 정확하고 시의성 있게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 나갈 것이다.

다음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실험적 통계의 활용을 확대하는 것이다. 빅데이터는 기존의 ‘조사통계’와 ‘행정통계’보다 속보성이 높아 신속한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특징이 있다.
코로나19 이후 소상공인 지원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통신모바일 자료를 이용한 ‘인구이동량 통계’와 ‘신용카드 이용내역’ 등과 같은 빅데이터가 크게 활용된 것과 같이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과 새로운 데이터를 활용하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디지털플랫폼 정부가 중요한 이유는 데이터·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국가경쟁력을 좌우하고 생존을 위한 필수전략이 된 엄연한 현실 인식 때문이다.
모두가 함께 성공적인 디지털플랫폼 정부의 이행을 위해 노력할 때다.

한훈 통계청장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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