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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선거 막판에 불쑥 튀어나온 김포공항 이전 공약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30 18:28

수정 2022.05.30 18:28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
국가 백년대계로 다뤄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지난 27일 김포시 고촌읍 아라 김포여객터미널 아라마린센터 앞 수변광장에서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스1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지난 27일 김포시 고촌읍 아라 김포여객터미널 아라마린센터 앞 수변광장에서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스1
6·1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이번 선거의 막판 핫이슈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공항이전 공약을 맹공격했고, 민주당은 중앙당 공약이 아니라 지역 후보 차원의 공약이라면서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 어떻든 이 공약이 막판 표심의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이 후보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정책협약식에서 공론화됐다.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으로 이전·통합, 이 일대를 개발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김포공항을 이전한 자리에 20만채 이상의 주택을 공급해 '제2의 판교' '제2의 분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교통망 추가 구축을 비롯, KTX로 제주도를 해저터널로 연결하는 방안까지 내놨다.

일견 항공소음과 저개발의 원인이 되고 있는 김포공항을 이전해 인천과 수도권 서부 발전을 완성하겠다는 큰 그림처럼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판세가 불리해진 이·송 두 후보의 득표용 급조 공약이라는 점이다. 국회 국토교통위 간사인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30일 "대선 당시 인천공항에서 제주로 가는 국내선을 처리할 여력이 없어서 반대했다"고 말했다. 실현 불가능해 폐기한 공약을 두 사람이 다시 들이밀었다는 얘기다.

공항이나 고속철도 건설·이전은 선거 때면 등장하는 단골메뉴이다. 실제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은 성남 서울공항을 김포공항으로 이전해 아파트 7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지난해 4월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가덕도신공항 건설계획을 제시했다. 선거용 공약으로 생긴 지방공항 11곳이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김포공항 이전은 야당 소속 서울시장이나 인천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의 선거공약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정부가 공항개발종합계획을 세워 수년간 타당성 조사를 하고,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초대형 국책사업이다.
당장 제주도 관광에 악영향을 미치고, 서울 및 수도권 주민의 불편을 초래할 설익은 계획을 불쑥 내놓은 야당이나 이를 정쟁화한 여당이나 경솔하고 부적절하기는 매한가지다. 김포공항 이전은 장기적으로 중앙정부와 정치권이 범국가 차원에서 머리를 맞대고 추진해야 할 국가대계임이 분명하다.
일회용 선거이슈로 소진되는 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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