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분기 이후 수출 증가세 둔화"
EU 성장률 1%p↓시 국내 수출 1.5%↓
봉쇄 해제돼도 중간재 수출감소 불가피
한은 조사국이 31일 아시아개발은행(ADB)의 다지역 투입산출표(MRIO)를 활용해 중국 봉쇄 조치가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자체 시산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중국은 상하이·하얼빈·정저우 등 40여개 도시에 전면적 또는 부분적 봉쇄조치를 시행했으나, 다음달 1일부터 상하이 등에서 봉쇄조치를 완화하기로 했다. 국제기구, 중국 학계 등은 그간의 주요 도시 봉쇄조치로 인해 올해 중국 성장률이 0.6~1.0%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르면 중국 GDP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는 경우 우리나라의 전체 상품수출(실질 기준)이 약 0.34%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소비가 0.14%포인트 감소하고 투자는 0.20%포인트 줄어드는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에 대한 상품수출도 0.95%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수출 중 대 중국 수출이 27.7%를 차지해 교역 의존도가 가장 높다. 우리나라의 전체 중간재 수입에서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중간재 비중(2021년) 역시 30.7%로 미국(10.9%)이나 아세안(10.0%) 보다 높았다.
중국 도시 봉쇄로 중국의 수입 수요가 지난 3월부터 위축되면서 대(對)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통관수출은 1월 15.5%, 2월 20.7%, 3월 18.2%로 호조를 지속했으나 4월에는 봉쇄조치로 12.6%로 큰 폭 하락했다. 대 중국 수출도 1월 13.3%, 2월 16.1%, 3월 16.6%에서 4월 -3.4%로 고꾸라졌다.
문제는 봉쇄가 해제되더라도 상하이 소재 주요 제조업체의 생산차질이 당분간 정상화되기 어려워 대 중국 중간재 수출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은 중간재 비중이 75.9%로 매우 높아 현지 생산 차질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다.
국내 기업의 경우 봉쇄지역에 생산공장이 많지 않아 생산 차질이 아직까지는 제한적이지만, 우리 IT업체 생산공장이 주로 위치한 장쑤성·광둥성 지역 등이 봉쇄될 경우 상당한 생산차질이 우려된다.
원자재 등 주요 품목의 대 중국 의존도가 높아 수입차질 시 관련 산업의 생산·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도 우려된다. 공급망이 취약한 수입품목의 대 중국 수입비중은 26.1%이며, 이들 품목 중 35%는 대 중국 의존도가 50%를 넘어선다. 대 중국 수입에서는 자본재 비중이 가장 높지만 취약품목은 오히려 자본재(31.2%)보다 원자재(68.8%)에 편중돼 있으며, 원자재에는 주요 산업의 필수 원재료가 다수 포함돼 있다.
한은은 또 중국 경기둔화에 따라 주요 교역국인 유럽연합(EU)과 아시아 지역의 성장세도 둔화돼 우리 수출에도 연쇄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이 국제무역 모형을 이용해 추계한 결과 EU 및 아시아국가의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시 해당 지역에 대한 우리 수출금액 증가율이 각각 1.5%포인트, 1.6%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향후 감염병 확산이 진정될 경우 중국 봉쇄조치가 일부 완화될 수는 있지만, 중국 내 제반 여건을 고려할 때 당분간 제로 코로나 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올 2분기 이후에는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 내 방역 상황은 상당기간 대 중국 수출의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 성장세 둔화에 따른 유럽연합(EU) 및 여타 아시아 지역으로의 부정적 파급효과도 불가피하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미국 금리 인상 가속화 등으로 대외 여건이 당초 예상보다 악화되는 상황에서 중국 봉쇄조치에 따른 글로벌 공급차질까지 가세할 경우 수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이로 인해 올 2분기 이후에는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수출 주력품목인 IT기기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수출 둔화 흐름을 일부 완충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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