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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쏟아진 선거 공약…이젠, 유권자의 시간이다

(출처=뉴시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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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선택의 시간이 왔다. 오늘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날이다.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들은 전날 공식 선거운동을 마치고 유권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2주의 선거운동 기간 각 후보자들은 수많은 공약을 쏟아냈다. 주목을 끌었던 서울시장 선거에선 민심의 가늠자로 평가되는 부동산 공약들이 많이 나왔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용적률 완화, 세제 감면, 10년 임대 후 분양받는 '누구나집' 등을 주거 대책으로 내세웠다. 구룡마을 개발 이익을 서울코인을 발행해 인당 100만원씩 돌려주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한 주택공급 확대, 임대주택 고급화 등을 부동산 문제 해법으로 제시했다.

권수정 정의당 후보는 수도 이전을 통해 서울 과밀화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각 후보자의 공약들은 주거 약자인 세입자 보호대책이 없고, 개발 속도를 강조해 투기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기 내 대규모 주택 공급을 실현하기엔 현실성도 낮다는 평가도 있었다.

참여연대 등 80여개 단체로 구성된 '2022 지방선거 주거권네트워크'는 서울시장 후보자들의 부동산 공약을 검토하고 "주거문제의 핵심인 집값·전월세가 상승, 자산격차 확대, 취약계층 주거환경을 고민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개발 공약 역시 비판을 받았다. 오 후보의 지천 개발 사업인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공약과 송 후보의 ‘고속도로 및 간선도로 지하화·생태공간 조성’ 공약은 한 시민단체로부터 최악의 공약 1, 2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서울시장 선거 외에도 지역 단위에서 실행하기 어려운 국책 사업 공약들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선거 막바지에는 수도권 후보자 사이에 김포공항 이전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이재명 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는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함께 소음 피해와 고도제한으로 지역 개발에 영향을 미치는 김포공항을 이전하고 '수도권 서부 대개발'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제주행 항공 수요가 줄 것이라는 우려에는 제주까지 'KTX 해저터널'을 만들어 해결하겠다고 답했다. 각 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초대형 공약에 국민의힘 뿐만 아니라 당 내부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김동연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시군을 돌며 지하철 연장과 GTX 연장을 약속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는 임기 내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드는 '하이퍼루프' 도입 계획을 밝혔다. 충청권에서도 GTX 연장과 KTX 정차역 신설을 약속한 공약들이 대거 나왔다.

지방선거 캠프에서 활동했던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선을 위해서는 지역 숙원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대규모 개발 공약을 앞세울 수 밖에 없다"면서도 "공약을 치고 빠지는 마케팅 수단처럼 사용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표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야 하는 것이 정치인의 숙명이지만, 당장 눈앞의 유불리 때문에 대형 국책 사업을 남발하는 것이 과연 유권자에게 도움이 될 지 의문이다.

이제는 약속의 시간이 아니라 선택의 시간이다. 유권자들은 투표장으로 향하기 전 차분히 내 지역 후보자의 공약을 생각해보길 바란다. 선택의 시간이 지나면 다시 4년을 기다려야 한다.


당선의 기쁨을 맛 본 후보자도 오늘 투표에 만족해선 안된다. 앞으로 공약 이행 계획을 유권자에게 소상히 밝히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 4년간 유권자들이 당선자의 말과 행동을 지켜볼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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