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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 4사, 러 원유 수입 절반 줄였다... ‘우크라 침공’ 러 경제 제재에 동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01 18:01

수정 2022.06.01 18:01

4월 美·중동산 수입 늘려 대체
정유 4사, 러 원유 수입 절반 줄였다... ‘우크라 침공’ 러 경제 제재에 동참
미국 등 주요 서방국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본격화하면서 국내 정유사들도 지난 4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전년 동월대비 46.7%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를 대체하기 위해 미국·중동산 원유 수입은 같은기간 23.8~51.4% 늘렸다.

1일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의 올해 4월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433만3000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7% 감소했다. 올해 1~4월만 봐도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 줄었다.



4월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의 대부분은 국내 정유사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이 발생하기 전에 구입한 것들로 알려졌다. 정유사들은 보통 러시아산 원유의 경우 장기계약이 아닌 스팟(단기)성 물량으로 들여오기에 분기별로 계약을 맺는다. 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됐던 것을 감안하면 아직은 기존 계약분이 남아있어 당장 수입 중단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5374만8000배럴로 전체 원유 수입량의 5.6% 수준이었다. 원유의 25%를 러시아에서 조달하는 유럽연합(EU)에 비하면 러시아 원유 비중이 낮아 당장 원유 수급에 큰 차질은 없는 편이다. 다만 전쟁 여파로 인해 중동산 원유 가격이 껑충 뛰면서 국내 정유사들이 고충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정유사들은 러시아산 원유를 대체하기 위해 미국·중동산 원유 수입을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4월 미국산 원유 수입량은 1141만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8% 증가했다.
같은 달 아랍에미리트(UAE)산 원유 수입량도 596만3000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51.4% 늘었다. 이라크산 원유 수입량은 649만배럴로 전년 대비 2.5%, 쿠웨이트산 원유 수입량은 1037만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5.4% 각각 증가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원유 수입 물량 중 60%를 장기계약으로 들여오기에 최근 상황으로 인해 원유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지는 않았다"면서 "대안인 중동산 원유 가격이 껑충 뛴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