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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인플레·공급망 불안에… 수출보다 높은 수입 증가율 [무역수지 두 달 연속 적자]

15개 주요품목 플러스 성장에도
5월 무역 적자 17억1000만달러
에너지·곡물·원자재값 고공행진
하반기도 무역수지 개선 힘들듯
저성장·인플레·공급망 불안에… 수출보다 높은 수입 증가율 [무역수지 두 달 연속 적자]
우리나라 5월 수출이 역대 2위 수준으로 높았지만 무역수지 적자로 하반기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석유제품은 역대 1위, 반도체·유화·철강 등이 5월 중 1위 달성 등 15개 품목 모두 증가하는 등 수출실적이 높았는데 수입물가 상승세가 더 가파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19 도시봉쇄 등이 하반기 무역수지 적자 탈출의 변수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글로벌 저성장·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불안정성 심화 등의 대내외 경제상황이 엄중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수출활력 제고를 위한 도약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 우리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역동성 회복의 주역인 기업들의 활력을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연간 누적 무역적자 78억4000만달러

산업통상자원부는 5월 수출입 통계 발표에서 높은 수출증가세(21.3%)에도 그 이상의 수입증가율(32.0%)이 발생하며 5월 무역수지는 지난달(25억1000만달러 적자)에 이어 17억1000만달러 적자였다고 1일 밝혔다.

1~5월 연간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78억4000만달러로 늘었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무역수지 158억달러 적자로 추정해 하반기도 무역수지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 심화 등 불확실성이 커 수출 증가세에도 무역적자는 이어질 전망이다.

고금리·고물가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확대 등 어려운 여건에도 우리 수출은 19개월 연속 플러스, 15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3번째로 긴 수출 플러스 기간(1위 62개월, 2위 26개월)이다.

특히 1988년 8월(52.6%) 이후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던 2021년 5월(45.5%)보다 20% 이상 성장하는 등 견조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곡물·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액이 급등했다. 알루미늄·니켈 등 비철금속은 미국 연방준비제도 금리인상과 중국 봉쇄 등으로 최근 하락세를 보이지만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5월 비철금속 주요품목 수입액 증감률은 전년 대비 알루미늄괴 50.2%, 구리광 25.7%를 기록했다.

■무역적자 세계적 현상

이 같은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는 세계 주요국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리나라는 수출 증가세를 바탕으로 주요국 대비 양호한 수준의 무역수지를 기록했다는 평가다. 일본·프랑스·이탈리아·미국 등 주요국들도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며 무역적자가 이어지는 추세다.

우리와 산업구조가 유사한 일본도 최근 에너지 수입 급증으로 10개월 연속 적자다. 지난 4월은 8392억엔(-65억달러) 적자가 발생했다. 일본의 4월 에너지 수입 증가율은 원유 99.3%, 액화천연가스(LNG) 151.6%, 석탄 198.6%였다.

패션·자동차·바이오 등 제조기반이 튼튼한 이탈리아도 최근 원유·가스 수입액이 급증하며 올해 1월부터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탈리아의 2월 에너지 수입 증가율은 원유 107.0%, 가스 383.5%, 석탄 461.1%였다.
에너지 수입액이 큰 프랑스도 대규모 무역적자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프랑스의 3월 에너지 수입 증가율은 원유 130.4%, 가스 278.7%, 석탄 193.2%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이창양 장관은 "주요 교역대상국 성장률 둔화에 더해 고금리·고물가 등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수출이 두자릿수 증가율을 이어나갔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최근 배럴당 100달러 이상의 고유가 등 높은 수준의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이어지면서 적자 지속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며 우려감을 드러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