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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수출 늘어도 자꾸 무역적자, 가볍게 볼 일 아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01 19:48

수정 2022.06.01 19:48

유가 고공행진 이어질듯
경상수지 관리 신경써야
1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아래)와 감만부두(위)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월에 이어 5월에도 무역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수출사진=뉴시스
1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아래)와 감만부두(위)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월에 이어 5월에도 무역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수출사진=뉴시스
무역수지가 지난달 또 적자를 기록했다고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했다. 4월 26억6000만달러에 이어 지난달엔 17억1000만달러 적자가 났다.
지난달 수출은 역대 두번째 많은 기록이었다. 하지만 에너지·원자재 값 급등 여파에 불어난 수입으로 다시 적자를 면치 못했다.

대외 경제여건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의 연속이다보니 무역수지는 계속 불안하다. 적자 누적속도도 빠르고 장기화 우려도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하반기 경제·산업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158억달러 무역적자가 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단위 무역적자가 나면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이후 14년 만이다. 안 그래도 팬데믹 경기부양에다 퍼주기 경쟁으로 재정수지는 적자 상태다. 올해 나랏빚은 1000조원을 넘는다. 재정적자까지 겹친 '쌍둥이 적자'는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7년 이후 25년 만이다.

지금 무역적자 폭이 경상수지까지 적자로 돌려놓을 정도가 아닌 건 맞다. 다행히 경상수지는 2020년 5월 이후 흑자 행진이다. 하지만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4분기 경상흑자 폭은 전년동기 대비 72억달러나 줄었다. 하반기 변수가 요동칠 수 있어 경상흑자를 전적으로 장담할 수도 없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연말까지 90% 감축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국제유가는 바로 다음 날 장중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았다.

쌍둥이 적자가 현실화되면 대외신인도 추락, 환율 급등, 외국인 자금 유출 등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사태로 이어진다. 경제활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한국 경제는 지금 벼랑끝에 매달려 있다. 지난 4월 생산, 소비, 투자는 2년2개월 만에 처음으로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성장엔진은 꺼져가는데 물가는 치솟는다.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고물가) 공포가 이미 엄습했다. 최악에 대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새 정부 경제팀이 할 일이다.
산업 전반의 구조개혁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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