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제3지대'서 '여당 3선 중진'으로…安, 차기 대권 향해 뚜벅뚜벅

뉴스1

입력 2022.06.01 22:13

수정 2022.06.02 08:31

안철수 국민의힘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후보가 3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역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경기도 총집결 필승 유세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2022.5.31/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안철수 국민의힘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후보가 3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역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경기도 총집결 필승 유세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2022.5.31/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안철수 국민의힘 경기 성남시 분강답 후보의 당선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새 정치'를 표방하며 11년간 제3지대를 지켰던 그는, 보수정당이자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중진 의원으로 차기 대권을 향한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됐다.

1일 지상파 방송3사가 실시한 출구조사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시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안 후보는 64.0%,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6.0%를 득표할 것으로 예측됐다. 안 후보가 28%포인트(p) 앞선 결과로 당선이 유력시된다.
이날 오후 10시 기준 개표율 5.13% 상황에서도 안 후보는 63.8%를 득표해 김병관 후보(36.19%)에 넉넉하게 앞서고 있다.

정치인 안철수에게 이번 선거는 정치인생의 새 반환점이다. 그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로 정계에 입문한 이후 줄곧 '비주류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이른바 '안풍'(安風)을 일으켰던 18대 대선 이후 내리 3차례 대권에 도전했고, 창당도 3번이나 했지만 야권을 떠난 적은 없었다.

안 후보가 '의원 배지'를 달게 되면 사상 처음으로 집권 여당의 3선 중진 의원이 된다. 갖은 풍파와 질곡에도 지지를 철회하지 않았던 일부 '팬덤 지지층'은 여전하겠지만, 자신의 정체성이기도 했던 제3지대를 떠났다는 점에서 차기 대권을 노리려면 새로운 기반을 닦아야 한다.

안 후보가 다음 행보로 '당권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자타공인 차기 대권주자지만, 당내 세력이 없는 비주류로 머물 경우 차기 도전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 국민의힘 원내를 중심으로 '안철수의 사람들'을 포섭해 지지 기반을 만들고, 동시에 당권을 잡아 주류 세력으로 거듭나는 행보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내 기반을 형성하는 것부터 녹록지 않다. 안 후보는 국민의당 대표 시절부터 국민의힘과 크고 작은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갈등을 빚었고, 3·9 대선에서는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막판까지 신경전을 벌였다. 개인적으로 악연이 깊은 이준석 당대표와의 관계 설정도 과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치는 생물이어서 어제의 적이 오늘의 아군이 된다지만, 안 후보의 과거 행보에 반감을 가진 사람도 당내에 적지 않다"며 "오랜 기간 제3지대 정치를 해온 인물이 당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도 관건"이라고 했다. 이어 "안 후보가 당내 기반을 얼마나 빨리, 견고하게 세울 수 있을지가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기 전당대회 시점도 변수다. 이준석 대표의 임기 만료 시점은 내년 6월이지만 당내에서는 전당대회가 조기에 열릴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안 후보가 미처 기반을 잡기 전에 전당대회가 열린다면 당내 권력 싸움에서 열세에 놓일 수 있다. 안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과 껄끄러운 관계라고 보는 시각이 많은데, 이런 인식도 당내 세력을 잡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안 후보가 당권 도전을 포기하고 '차기 총리'로 진로를 선회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이 본격화하면 한덕수 국무총리 후임자로 입각해 국정운영 경험을 쌓은 뒤, 차차기 당권을 노리거나 곧바로 차기 대권을 준비하는 그림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방선거 직후 전당대회가 열리면 차기 당대표는 '대통령의 복심'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당내 기반이 없는 안 후보는 상당이 불리하다"며 "안 후보의 최종 목표는 대권이기 때문에 승산이 없는 당권보다는 2·3기 총리를 염두에 두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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