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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디폴트 초읽기...CDDC "러, 이자 일부 상환 실패했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02 04:59

수정 2022.06.02 04:59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한 미국의 제재로 러시아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포 별장에서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AP뉴시스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한 미국의 제재로 러시아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포 별장에서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AP뉴시스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1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신용파생상품결정위원회(CDDC)는 이날 러시아가 이자 일부 상환에 실패했다고 판정했다.

러시아는 4월 4일이 만기인 채권 지급을 제 때 하지 못하다가 지난달 한 달 유예기간이 끝나기 직전 원리금을 지급해 디폴트를 피했다.

그러나 CDDC에 따르면 러시아는 유예기간 한 달 동안의 이자 190만 달러를 갚지 않았다.


이에따라 러시아가 채권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보험의 일종인 신용디폴트스와프(CDS) 계약이 실행될 수 있게 됐다고 CDDC는 판단했다.

CDDC는 파생상품 중개인들과 투자자들로 구성되는 패널로 CDS 지급 여부를 판단하는 역할을 한다.

이날 CDDC 결정으로 러시아 CDS를 소유한 이들은 계약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러시아 국채 경매에서 가격이 어떻게 책정되느냐에 따라 보상 액수가 달라진다.

JP모간에 따르면 현재 결제가 이뤄져야 할 CDS 규모는 지난달 현재 약 25억달러 수준이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가운데 하나인 미국 핌코도 러시아 CDS를 보유한 투자자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말 현재 최소 10억달러 규모를 보유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그렇다고 당장 러시아가 디폴트한 것은 아니다.

이날 이지상환 실패 결정이 소규모 지연 이자에 대한 판단이었던데다 러시아가 이미 4월 마감인 채권 원금은 갚은 상태라 이날 CDDC 판정이 곧 러시아의 디폴트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CDDC 판정에 따라 대부분 투자자들은 러시아가 사실상 디폴트로 가고 있다는 판단을 내리게 됐다.

특히 지난주 미국이 러시아 채권 원리금 상환을 계속 받을 수 있도록 한 제재 면제를 끝낸 터라 러시아의 디폴트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윌리엄블레어의 신흥국 채권 부문 책임자 마르첼로 아살린은 "최소한 CDS의 관점에서는 러시아가 디폴트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러시아의 광범위한 채권 디폴트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향후 이자 지급 과정에서 디폴트가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러시아 디폴트가 확정되면 러시아가 발행한 달러, 또는 유로 표시 채권 380억달러에 대해 투자자들이 즉각 지급결의를 요구하고 투자금 상환을 위한 법적 행동에 나설 수 있다.


러시아의 공식 디폴트는 지난주 마감한 2개 이자 지급에 대한 유예기간이 끝나는 오는 26일이 될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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