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뉴스1) 윤왕근 기자 = '친노 적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의 정치행보에 항상 붙는 수식어다.
어려움에 처한 당내 상황을 타개 하기 위해 강원선거 사령관 격으로 차출된 이 후보는 새 정부 출범으로 인한 여당 도지사의 탄생을 바라는 지역민심에 쓴잔을 마시게 됐다.
여론의 흐름이 좋지 않은 것은 이 후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이번 선거전에서 출마하면서 "선배·동료 정치인들이 여의도를 떠나지 말라며 만류하는 목소리가 있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새 정부 출범으로 인한 컨벤션 효과가 예상되는 선거. 이 후보는 장고를 거듭했다.
그러자 중앙당과 지역 출마자들의 '상소문'이 빗발쳤다. 이번 강원지역 선거의 수장으로 이광재 밖에 없다는 여론이었다.
결국 이 후보는 상대인 김진태 국민의 후보보다 한달이나 늦은 4월 말 강원도지사 선거에 공식 출마했다.
2000년대 초반 86세대 운동권 대표 정치인으로 화려하게 정치권에 입성 '노무현의 남자'로 불렸던 그는 이번 선거에서 "언제적 이광재냐"라는 프레임에 시달려야 했다.
실제 선거전 직후 공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에 못미치는 결과가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선거는 시작도 안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고 지역밀착 스킨십을 꿋꿋하게 이어나가며 '언제적' 프레임에 맞섰다.
특히 취약지로 꼽히는 영동권을 발이 닳도록 찾았다. 동해안 최북단 고성에서 자망 작업을 돕고 강릉에서는 '바다가 보이는 야구장'을 만들겠다고 호소했다. 사전투표 역시 취약지인 강릉에서 했다.
골목 구석구석을 돌기위해 자전거에 몸을 실었고 시·군 이동 시에는 가능한 한명의 유권자라도 더 만나기 위해 차량이 아닌 철도를 이용했다. 면적이 넓은 강원도 특성상 다음 유세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현장서 잠을 청해야 할 때면 게스트하우스나 민박을 찾았다.
또 오대산 월정사나 설악산 신흥사 등 사찰에서 밤을 보내며 불자들을 만나고 기도했다.
그러나 힘있는 여당 도지사론과 바람을 탄 선거는 '선거 고수'도 꺾기 힘든 흐름이었고 결국 김진태 후보에 패하는 결과를 맞았다.
이미 30대 청와대에서 국정운영을 경험해보고 40대에 도지사를 하는 등 새시대 젊은 정치인의 표상이었던 그는 9년 간의 정치적 공백을 뛰어넘지 못하면서 다시 한번 정치인생에 위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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