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NYT "유럽, 러' 원유 금수로 세계 에너지 질서 재편"

뉴스1

입력 2022.06.02 16:01

수정 2022.06.02 16:01

유럽연합 깃발과 원유배럴 모형 © 로이터=뉴스1
유럽연합 깃발과 원유배럴 모형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면서 에너지 세계의 질서가 재편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이번 조치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압박할 수 있지만, 동시에 유가를 더 끌어 올리고 세계 경제에 피해를 입히며 에너지 업체들의 배만 불리는 꼴이 될 수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인도와 중국은 헐값으로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일 수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같은 산유국들이 중국시장에서 러시아와 경쟁하며 사우디와 러시아 중심의 석유수출기구(OPEC) 플러스(+)의 분열이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중국 에너지 밀착"

하버드대학교 공공정책 전문대학원 케네디스쿨의 메간 오설리번 에너지 프로젝트 지정학 연구소장은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에 대해 "지정학적 파장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금수로 미국이 세계 에너지 경제에 더 깊이 관여하게 되고 러시아와 중국의 에너지 관계는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러시아에 있어 중국은 성장하는 시장이다. 파이프라인을 통한 공급이 최대치에 달하자 중국은 최근 몇 개월 동안 유조선을 통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렸다고 NYT는 전했다.

러시아가 중국에 더 많은 원유를 팔면서 경쟁 산유국 사우디와 이란은 이를 상쇄하기 위해 가격 인하에 나서기도 했다. 결국 중국시장의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러시아와 사우디가 경쟁하면서 러시아, 사우디 중심의 OPEC+의 관계는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고 오설리반 연구소장은 지적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사우디와 같은 중동 산유국들은 고유가에 상당한 수익을 챙겼다. 전쟁으로 유가가 오른 데다 많은 유럽 국가들이 중동산 원유를 더 많이 사고 있기 때문. 하지만 유럽은 예측하기 힘든 원유공급국 러시아를 버리고 정치적으로 불안한 중동의 산유국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인도, 유럽의 정제허브 급부상

인도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상당한 혜택을 입었다. 러시아산 원유를 싸게 사들여 정제해 세계 곳곳에 높은 가격에 파는 것이다. 인도가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원유는 일평균 60만배럴로 지난해보다 6만배럴 늘었다. 러시아는 이라크에 이어 인도의 2대 원유공급국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인도에는 대형 정유사들이 있고 해당 시설에서 러시아산 원유를 디젤과 다른 석유제품로 정유해 세계 곳곳에 팔아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NYT는 예상했다.


RBC캐피털마켓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인도가 사실상 유럽을 위한 정제유 허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럽이 인도에서 정제된 디젤을 유조선을 통해 매입하면 송유관을 통한 러시아산 보다 물류 비용이 비싸다는 점에서 이미 역대 최고의 유럽 인플레이션은 더 큰 상방 압력을 받는다.


RBC 애널리스트들은 러시아산 원유금수 조치로 인해 "사실상 인플레이션을 수입하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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