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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브로커', 韓 관객 위화감 없게 공 들였죠"(종합) [N인터뷰]

뉴스1

입력 2022.06.02 17:34

수정 2022.06.02 20:59

CJ ENM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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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동원(왼쪽부터), 이지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이주영, 송강호/뉴스1 DB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강동원(왼쪽부터), 이지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이주영, 송강호/뉴스1 DB © News1 권현진 기자


'브로커' 국내 언론배급시사회의 송강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뉴스1 DB © News1 권현진 기자
'브로커' 국내 언론배급시사회의 송강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뉴스1 DB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송강호(왼쪽부터), 이지은(아이유), 이주영, 강동원이 27일 (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에서 열린 경쟁부문 진출작 ‘브로커’ 포토콜 행사에 참석,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5.27/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배우 송강호(왼쪽부터), 이지은(아이유), 이주영, 강동원이 27일 (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에서 열린 경쟁부문 진출작 ‘브로커’ 포토콜 행사에 참석,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5.27/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배우 이지은(활동명 아이유)이 27일 (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에서 열린 경쟁부문 진출작 ‘브로커’ 포토콜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5.27/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배우 이지은(활동명 아이유)이 27일 (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에서 열린 경쟁부문 진출작 ‘브로커’ 포토콜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5.27/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브로커' 포스터 © 뉴스1
'브로커' 포스터 © 뉴스1


CJ ENM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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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칸 영화제는 올림픽이 아닙니다. 영화는 국적과 함께 논의되지 않습니다.
"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60)이 자신의 첫 한국 영화 '브로커'를 받아들일 고국 일본 관객들의 예상 반응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뉴스1은 2일 오후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브로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만났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이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가게 되며 벌어진 일을 그린 영화.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을 맡은 첫 번째 한국 영화다. 배우 송강호가 이번 영화를 통해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칸 영화제)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아이유, 이주영이 출연했다.

이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 영화에 대한 일본 관객들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이제 일본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사실 나도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배우 카트린느 드뇌브가 출연한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2019)로 첫번째 해외 프로젝트에 도전한 바 있다. '브로커'는 그가 해외 제작사 및 배급사와 손 잡고 만든 두 번째 영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프랑스에서 찍었을 때는 프랑스 배우들이 나오고 프랑스어로 영화가 진행되지만, 프랑스 영화를 찍는다는 의식을 갖고 만든 건 아니었다"며 "이번에도 한국 스태프들과 한국 배우들, 몇몇을 제외하고는 전부 다 한국 분들과 작업을 했는데 내가 평소 했던 감독으로서의 작업 자체는 똑같았다"고 밝혔다.

"국적과 함께 영화가 논의되는 부분은 잘 와닿지 않아요. 칸 영화제는 올림픽이 아니어서 깃발을 흔들며 입장하는 건 아니까요. 그게 영화의 재밌는 부분이에요. 영화라는 것은 이런 식으로 문화가 국경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그게 영화가 갖는 가능성의 하나죠. 박찬욱 감독도 (영화제 때)비슷한 말씀을 하셨어요. '이게 어느 나라 영화인지, 무슨 영화인지 하는 생각을 갖도록 하는 영화가 재밌지 않으까, 교류가 깊어질수록 그런 가능성은 더 늘어나지 않을까'라고 하셨는데 공감했어요."

'브로커' 연출을 맡게 된 가장 큰 동력은 한국 배우들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앞서 "송강호가 이 영화의 시작이었다"며 '브로커' 상현의 캐릭터가 송강호로부터 시작됐음을 알린 바 있다.

"송강호씨는 매 테이크 다른 연기 보여주고 연기의 신선함이 유지되는 배우에요. 테이크를 거듭하고 반복하다보면 연기가 굳어지고 신선함이 떨어지고 이런 경우들이 생기는데 송강호씨는 어떤 테이크를 가지고 가더라도 새로 대사를 듣는 것처럼 상대의 대사를 들어요. 그런 배우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어요. 왜 이런 일이 가능할까 생각하기도 했죠."
그가 관심을 가졌던 배우는 송강호 뿐만이 아니었다. 이번 작품으로 장편 영화에 데뷔한 아이유(이지은) 역시 깊은 관심을 가졌던 배우였다. 고레에다 감독은 아이유에 대해 "홀딱 반했다"라는 표현을 쓰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보고 이지은씨의 연기에 홀딱 반했어요, 그것이 이 캐스팅 이유의 전부에요.(웃음) 처음에 이지은씨를 만난 건 화상 인터뷰였어요. 서로 '잘 부탁한다'고 인사를 나눴죠. 서울에 와서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한 다음에 메인 배우들이 다 모여서 리딩을 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때 이지은씨의 목소리를 듣고 표현력이 풍부한 목소리라고 느꼈어요."

아이유의 목소리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영감을 줬다. 아이유의 목소리를 부각시킬 수 있는 장면들을 더 만들 정도였다. 사실 아이유는 배우로서도 유명하지만 한국에서는 가수로서도 여러 기록을 세운 스타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나의 아저씨'를 볼 당시에는 그가 한국에서 얼마만큼 유명한 가수인지를 인지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드라마를 볼 때는 몰랐지만 '나의 아저씨'를 보고 난 뒤에는 앨범도 구입하고 공연 실황 DVD도 일본에 있는 걸 구입해서 그걸 보면서 더 팬이 됐어요. '이 곡 어디서 들은 곡인데?' 하는 게 몇 곡 있었죠, 아이유씨가 가수라는 사실을 제대로 의식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죄송합니다. 노래가 기가 막혔어요. 깜짝 놀랐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평소에서 한국 콘텐츠를 많이 보는 듯 했다. '브로커'에 나오는 박해준,송새벽, 김새벽 등의 특별출연 배우들도 모두 그들이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고레에다 감독이 먼저 '러브콜'을 보낸 것이었다.

"물론 저 혼자 판단으로 캐스팅이 결정된 건 아니지만, 캐스팅 일람표를 만들고 스태프들과 논의하면서 캐스팅을 했어요. 지금 언급된 배우 분들(송새벽 박해준 등)은 제가 함께 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린 분들이었죠. '나의 아저씨'만 좋았던 게 아니라 여러 작품을 통해서 배우들을 캐스팅 요청했어요. '벌새' 같은 독립영화를 인상적으로 보고 (김새벽을)캐스팅한 경우도 있었어요. 송새벽 배우는 '도희야'에서 배두나와 함께 출연했었는데 현장에 제가 격려차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 때 본)연기가 인상에 남았었어요."

그는 여전히 함께 해보고 싶은 한국 배우들이 많이 있다고 했다. 당장 새로운 한국 영화 프로젝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 속에 리스트를 갖고 있다고.

"프랑스에서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찍을 때도 그랬어요. 프랑스 영화를 연출하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고 만들지 않았었죠. 그저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과 언어는 다르지만 함께 영화를 만들고 있다는 감각으로 임했습니다. 이번에도 한국 영화라 이렇게 찍어야지 하는 생각을 따로 가진 것 아니에요. 그런데 저는 한국에서 나고 자란 게 아니라서 모르는 게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시나리오 작업을 할 때 베이비 박스라는 섬세한 소재를 다루는 만큼, 취재를 많이 했습니다. 스태프들과 시간과 공을 들여 여러 입장 가진 사람, 견해를 가진 사람 수렴을 했었죠. 한국 관객들이 봤을 때 위화감이 없도록 인물을 다루거나 이야기 주제를 다루는 부분에 대해서 평소 이상으로 공을 들여 시나리오 작업을 했었어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아역 배우들로부터 섬세한 감정을 끌어내는 연출력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브로커'에서도 그는 두 명의 아역 배우와 함께 했다.

"최대한 아이가 가진 개성을 살리도록 신경 써서 연출합니다. 아이가 매일 촬영 현장을 즐겁게 여기는 것이 중요한데 '오늘도 촬영이 정말 즐거웠다. 내일도 이 촬영 현장에 오고 싶다' 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아역 배우들의 적응을 위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현장에서는 아역 배우를 전담하는 스태프가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는 강동원이 그러한 역할을 자처해줬다.

"보통 현장에서 누가 됐든 통상적으로 촬영할 때 예를 들면 조감독 중의 한 명이라든지, 아이와 친하게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을 찾아서 카메라가 돌지 않을때 전담하는 누군가가 아이를 보살피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끔 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번에는 그 역할을 강동원씨가 했어요. 촬영이 없을 때도 아역 배우와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같이 논다든지 항상 챙겨주면서 잘 놀아주셨죠. 정말 감사하고 있어요."

'브로커'는 처절한 현실을 다루고 있는 한편, 시종일관 밝고 따뜻한 톤을 유지한다.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들도 상당수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 같은 영화의 톤이 의도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웃을 수 있는 웃음 포인트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우리 영화는 아기를 버린 엄마와 그것을 팔려고 하는 남자들의 이야기죠. 그래서 심각한 이야기고 심각한 여정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갖게 됩니다. 관객들도 형사인 수진(배두나 분)이 느꼈던 것과 갖은 인상을 갖고 영화를 시작할텐데 안을 들여다보면 굉장히 시시한 얘기를 나누고 있어요. 웃기는 상황도 많이 있고요. 그 반전이 재밌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송강호씨가 그런 소소한 웃음을 살려내는 걸 잘해서 이번에는 조금 더 그런 부분을 늘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의식적으로 작업했습니다."

한국에서의 개봉까지는 일주일이 남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한국에서의 홍보 일정이 끝나면 고국인 일본으로 돌아가 한국 배우들과 함께 일본에서의 개봉을 준비한다.

"한국 관객 분들께 어떻게 이 영화가 전달될지 기대 반 불안 반인 심정입니다.
우선은 송강호 배우를 비롯해 이번 영화를 함께 만든 배우들과 칸 일정도 함께 하고 국내 언론 시사도 함께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 시간을 즐기고 있어요. 송강호씨의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은 진심으로 기뻤어요. 감독이라는 게, 혹 저만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칭찬 받게 되면 빈 말이 아닌가, 진짜인가 의심갖게 되는데 출연 배우가 칭찬을 받았을 때 무조건 기쁩니다. 이번 작품을 위해서 송강호씨의 남우주연상은 최고의 상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

한편 '브로커'는 오는 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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