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癌 생존자 삶의 질, 뼈 건강에 달렸다 [Weekend 헬스]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03 04:00

수정 2022.06.03 07:25

癌의 뼈 전이로 나타나는 ‘골격계 합병증’
마약성 진통제 쓸 정도로 극심한 통증
뼈 약해지면서 잦은 골절 위험까지
항암치료와 합병증 치료 병행 가능
폐·간·전립선·유방암順 발생률 높아
癌 생존자 삶의 질, 뼈 건강에 달렸다 [Weekend 헬스]


매년 6월 첫째주는 '암생존자 주간'이다. 1988년 미국을 시작으로 여러 국가에서 6월 5일을 암생존자의 날로 지정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9년부터 국가암관리사업의 일환으로 6월 첫째주에 암생존자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건강한 사회복귀를 응원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암생존자(항암 치료를 받고 있거나 완치 후 생존한 환자 포함)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암환자 생존률 증가… 삶의 질이 중요

2일 국가암등록통계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국내 암생존자는 200만명을 넘어섰으며 전체 암 유병자 2명 중 1명 이상이 진단 후 5년 넘게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암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항암 치료만큼이나 항암치료 과정에서의 삶의 질을 유지하고, 합병증을 관리하기 위한 보조적인 치료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립선암과 같이 전이가 발생해도 비교적 장기간 생존하는 고형암의 경우 치료 과정이 긴 만큼 합병증 관리가 생존기간 연장 및 삶의 질 유지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전이성 고형암 치료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합병증은 환자의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릴 수 있는데 특히 흔한 전이 장기 중 하나인 '뼈' 신체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되므로, 항암 치료 성과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미리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뼈 전이가 발생한 암 환자에서 발생하는 골절, 통증 등의 증상을 통틀어 '골격계 합병증'이라고 부르는데, 평균적으로 뼈 전이가 발생한 후 1년 이내 골격계 합병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전이성 고형암 환자 1849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전체 환자 중 절반에 가까운 45.1%가 골격계 합병증을 경험했다. 암종 별로 살펴보면 전이성 폐암, 간암, 전립선암, 유방암 순으로 골격계 합병증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골격계 합병증, 진통제로도 통증 완화 어려워

골격계 합병증 중에서도 극심한 통증은 골격계 합병증 환자들이 가장 고통을 호소하는 증상이다. 일반 진통제로 완화가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경우,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또한 뼈가 약해지면서 골절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한 수술 치료는 항암치료에 더하여 추가적인 의료 비용을 유발해 환자의 경제적인 부담까지 높일 수 있다. 운동신경 마비로 이어질 경우 환자의 거동 범위를 제한해 항암 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골격계 합병증은 항암 치료 중인 환자의 치료 의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다양한 골격계 증상들로 인해 환자의 활동 범위가 좁아지게 되면 불안감, 우울감 등의 정신과적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환자가 항암 치료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뼈 전이 발견 시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를 즉시 시행해 최대한 환자의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뼈 전이 암환자, 합병증 예방 필수적

주요 국제 진료지침에서도 뼈 전이 암환자에 대해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를 적극 권고하는 추세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 가이드라인에서는 뼈 전이 진단 즉시 데노수맙과 비스포스포네이트와 같은 약물을 사용해 골격계 합병증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유럽종양학회(ESMO) 가이드라인에서는 심각한 부작용 등의 중단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를 항암치료와 꾸준히 병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주관중 강북삼성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진단 및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암 생존율이 증가하는 성과가 있었던 만큼, 이제는 암 치료에서 생명 연장이라는 목표에 더해 암생존자의 삶의 질로 관심 영역이 확장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전이성 전립선암 치료에서 합병증 관리는, 환자 삶의 질뿐만 아니라 항암치료 자체의 성과에도 직결되는 만큼 암생존자 주간을 맞아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 라며 "특히 골격계 합병증은 진행성 고형암에서 흔한 뼈 전이에서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주요 합병증인 만큼 골절과 통증으로 환자가 불필요한 고통을 겪지 않도록, 뼈 전이 발견 즉시 항암 치료와 동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전이성 전립선암에서는 뼈 전이 소견이 확인되면 골격계 합병증의 예방 치료에 대해서도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므로, 치료 성과와 삶의 질 유지를 위해 골격계합병증 치료에도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조언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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