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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일자리는 쿠팡 같은 혁신기업에서 나온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02 18:33

수정 2022.06.02 18:33

대기업 채용 절반이 쿠팡 몫
혁신 의지 꺾는 일은 없어야
지난 5월 12일 서울 시내 주차장에 쿠팡 배송트럭이 주차돼 있다. 쿠팡은 올해 1분기 매출이 51억1668만달러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사진=뉴스1
지난 5월 12일 서울 시내 주차장에 쿠팡 배송트럭이 주차돼 있다. 쿠팡은 올해 1분기 매출이 51억1668만달러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사진=뉴스1
주요 대기업 중 쿠팡이 지난 1년 새 신규 인력을 가장 많이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쿠팡그룹은 직원 수가 2020년 4만3402명에서 2021년 7만2763명으로 2만9361명 증가했다.
CXO연구소는 자산 5조원이 넘는 대기업집단 76곳을 조사대상으로 삼았다. 쿠팡의 신규 채용은 같은 기간 76개 그룹이 늘린 총 6만3740명의 46%에 해당한다. 이로써 쿠팡그룹은 주요 대기업 중 고용 6위에 랭크됐다.

CXO연구소 분석에서 보듯 일자리는 혁신기업에서 나온다. 쿠팡 같은 기업은 일자리의 보고라 할 만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를 국정목표로 세웠다. 역동적 혁신성장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려면 쿠팡과 같은 혁신기업이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제거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더불어 전통 대기업의 고용 역할도 경시할 수 없다. CXO연구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고용 1위는 단연 삼성그룹(26만6854명)이다. 이어 현대차(17만4952명), LG(15만8791명), SK(11만7438명) 등이 고용 10만명 선을 넘어섰다. 단일회사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10만명 클럽에 가입했다. 청년들이 가장 희망하는 일자리는 대기업이 제공한다. 쿠팡이 제공하는 일자리가 양에 치중한다면 대기업 일자리는 질과 양을 모두 보장한다. 따라서 혁신기업 못지않게 대기업을 둘러싼 규제 그물을 걷어내는 것도 시급하다.

최근 삼성을 비롯해 11개 기업이 총 1000조원을 웃도는 초대형 투자계획을 밝혔다. 이는 올해 정부 본예산의 1.7배에 이르는 엄청난 액수다. 금액 못지않게 주목할 것은 투자에 따른 고용창출 효과다. LG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국내에 106조원을 투자하면서 5년간 5만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SK그룹은 2026년까지 247조원을 투자하면서 5만명의 인재를 국내에서 채용할 계획이다. 11개 그룹의 채용 규모를 모두 합치면 수십만명에 이른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최근 대기업들이 줄줄이 밝힌 대형 투자계획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젠 정부가 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풀어 화답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어렵고 복잡한 규제(완화)는 제가 직접 나서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규제혁신 의지가 기업의 투자 의지를 적절히 뒷받침하길 바란다.

전임 문재인 정부는 반면교사다. 문 전 대통령은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했지만 재정을 동원한 세금 일자리를 만드는 데 치중했다. 선거 표를 의식한 나머지 타다금지법에서 보듯 혁신의 싹을 꺾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래선 지속가능한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없다.
윤 대통령은 2일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더 잘 챙기란 국민의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민생에서 일자리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
일자리를 만들려면 제2, 제3의 쿠팡이 나올 수 있도록 혁신의 문을 활짝 여는 게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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