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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유엔 군축회의 의장국 맡자…"가치 심각히 훼손" 비판 잇따라 (종합)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노민호 기자 = 북한이 이달 24일까지 유엔 제네바 군축회의(CD)의 순회 의장국을 맡게 되면서 기구 안팎에서 강도 높은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한대성 주제네바 북한 대표부 대사는 2일(현지시간) "북한은 세계 평화와 군축에 기여하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군축회의의 중요성을 안다"며 "이 역할을 맡게 된 것은 영광스러운 특권"이라고 말했다.

유엔 군축회의는 1978년 제1차 유엔 군축 특별총회 결정에 따라 스위스 제네바에 설립된 세계 유일의 다자(多者) 군축협상 기구다. 남북한은 1996년 동시 가입했다.

65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군축회의는 영문 알파벳순으로 매년 6개 국가가 4주씩 의장국을 맡는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번에 의장국을 맡게됐다.

이날 약 50개국은 북한이 군축회의의 의장국을 맡는다는 것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아만다 골리 호주 대사는 "군축회의의 가치를 계속해서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는 북한의 무모한 행동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 역시 "북한과 같은 국가가 리더십 역할을 갖는다는 것은 확실히 유엔 기구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북한은 핵 비확산 조약을 훼손하기 위해 전 세계 어느 정부보다 더 많은 활동을 펼쳐왔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일부 서방 국가들이 항의의 의미로 대사가 아닌 대표를 출석시켰다고 전했다.

유엔을 감시하는 비정부기구 유엔워치의 힐렐 노이어는 북한의 의장국 역할이 "유엔의 이미지와 신뢰도를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안보정책연구소 무기확산방지 책임자인 마크 피나우드 역시 북한이 의장을 맡게되면서 군축회의는 의미를 상실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북한은 앞서 2011년에도 유엔 군축회의 순회 의장국을 수임한 적이 있다. 그러나 11년 전 당시에도 '핵 불량국가'로 지목돼온 북한이 세계 각국의 '핵무기 경쟁 중단' '핵군축' '핵전쟁 방지' 등을 논의하는 군축회의 의장국을 맡는 게 적절한가를 두고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북한은 올 들어 지난달 25일까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각종 미사일과 방사포 사격 등 무력도발을 17회(실패 1차례 포함) 감행하며 2011년 말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집권 이후 동기간 대비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